하나은행과 쿠팡이 소상공인 자금 유동성 개선에 나선다. 판매 정산금 기반 팩토링을 도입해 판매대금을 선정산하는 등 셀러 금융지원 폭을 확대한다. '티메프 사태' 이후 불거진 셀러 정산 문제에서 대안을 제시할 지 주목된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쿠팡페이는 하반기 '하나 쿠팡페이 셀러월렛'에서 e커머스 정산채권 팩토링을 본격 도입한다. 하나은행이 쿠팡 셀러가 보유한 정산채권을 매입해 자금을 미리 지원하는 방식이다. 판매자는 판매대금 데이터만으로 조기에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하나은행과 쿠팡페이는 지난해 9월 셀러월렛으로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을 받았다. 이어 같은 해 12월 업무협약을 맺고 서비스를 출시했다. 셀러 전용 앱에서 하나은행 계좌를 개설 후 △판매·지출 내역을 실시간 확인하고 △계좌 이체 신청 등이 가능한 서비스다. 하나은행은 셀러월렛 가입자에 △현금인출·타행이체 수수료를 무제한 면제하고 △환율을 우대하는 등 여러 혜택을 제공했다.
양사는 지난해 협약 당시 일부 판매자를 대상으로 구매확정 받은 판매대금 중 일부를 전용 체크카드로 포인트화 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선정산 개념을 담은 서비스도 선보였다. 쿠팡 입점 소상공인이 재고나 부자재, 생필품을 구매하는 등에 있어 자금 유동성을 개선하는 취지였다.
하나은행과 쿠팡페이는 올 상반기 단계적으로 기존 선정산 대상을 확대한데 이어, 팩토링 서비스까지 도입하며 선정산 대상과 대금 활용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기존 셀러월렛 선정산 서비스는 전날 구매 확정된 매출 금액 90%만 정산해주고, 쿠팡이 물품보관이나 포장·배송·고객응대 등을 맡는 '로켓그로스' 매출은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추진 중인 팩토링 서비스는 셀러 앞 상환청구권 없이 채권을 매입해 만기일에 이커머스 업체가 채권 결제 전액을 부담하는 조건인 바, 셀러 앞 상환청구권이 없고 금리 또한 낮아 소상공인의 부담이 적은 것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은행도 이날 소상공인·중소기업 초기생산자금을 미리 지원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원비즈플라자 발주데이터를 기반으로 채권양도 없이 소요자금을 지원하는 특화 상품이다. '원비즈플라자'를 이용하는 구매기업이 추천한 판매기업이 대상이다. 최대 3억원 이내에서 한도 약정을 체결할 수 있다. 우리은행이 부여한 신용등급별로 발주금액 30~50% 범위 내에서 기업인터넷뱅킹을 통해 대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산출금리 대비 최대 1.5%p 까지 금리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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