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트업 A사는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올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팁스(TIPS) 스타트업 연구개발(R&D) 지원금을 지급받을 예정이어서 개발인력을 충원했지만, 최근 일부 지원금 지급시기가 내년으로 밀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 사전에 미리 인지했다면 대책을 세웠겠지만, 뒤늦게 이를 알면서 현재 추진 중인 프로젝트를 이어가야 할지 고민이다. A사는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기부가 최근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팁스(TIPS) 지원금 지연 지급에 따른 스타트업 경영상 애로 파악과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진행했지만, 후속조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시작해 내년(2025년) 종료되는 599개 과제 대상 스타트업이 팁스 R&D 예산 지연 지급으로 유동성 위기다. 이들에게는 올해 지급 예정 예산 중 20%를 내년에 지급한다고 통보됐다.
중기부는 이 같은 내용을 팁스 프로그램 운영사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운영사 중 일부는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으면서 일부 스타트업은 통보를 받지 못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평균 4000만원 예산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스타트업들이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만약 예산 지연 지급으로 어려움이 있다면 R&D 자금을 예치하는 은행을 통해 시중 금리보다 낮은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운영사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스타트업들은 이런 지원이 충분치 않다는 입장이다. 대출 지원이 아닌 팁스 지원금 지연 해결 의지가 있다면 소위 '팁스보증대출'을 신설해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반대출은 금융기관이 대출자 신용도에 따라 자체적으로 제공하지만, 정부보증대출은 정부가 일정 부분을 보증해 대출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정부가 저리 대출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단순 빚을 더 내라는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현실적으로 지원 의지가 있다면 팁스보증대출 등을 신설해 당장 유동성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중기부는 팁스보증대출 등 정부보증대출은 현실적인 상황으로 불가하다고 못을 박았다. 이미 9월을 앞둔 상황에 시간적, 예산적으로 집행이 쉽지 않다는 게 이유다.
중기부 관계자는 “보증대출을 만들기 위해선 기술보증기금 등이 보증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런 걸 준비하다 보니 적시 지원이 어려울 수 있다”면서 “실효성을 확인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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