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범 잡은 '시민덕희', 5000만원 포상금 받는다

영화 '시민덕희' 스틸. 사진=쇼박스
영화 '시민덕희' 스틸. 사진=쇼박스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고 직접 범죄 조직 소탕에 나선 영화 '시민덕희'의 주인공이 8년 만에 포상금 5000만원을 받게 됐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오는 30일 공공기관에 큰 재산상 이익을 주거나 공익 증진에 이바지한 부패·공익 신고자 5명에 포창금 총 81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화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인 '덕희'가 사기 친 조직원으로부터 구조 요청을 하면서 벌어지는 추적극이다.

영화 '시민덕희' 스틸. 사진=쇼박스
영화 '시민덕희' 스틸. 사진=쇼박스

영화의 모티브이자 배우 라미란이 연기한 '덕희'의 실제 주인공이 이번 포상금 대상자인 김성자씨다.

김씨는 2016년 1월 은행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속아 총 273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신고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적극적으로 검거에 나서지 않자 그는 직접 증거 자료와 조직원들의 정보를 수집해 경찰에 넘겼고 보이스피싱 총책급 조직원 6명을 검거하는 데 앞장섰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에 큰 공을 세운 김 씨에게 검거 소식을 알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건 발표 시에도 시민 제보로 검거되었다는 내용을 누락했다.

또한 경찰청은 보이스피싱 신고 보상금 '1억원'도 예산이 없다며 100만원만 지급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를 거절하면서 김씨는 약속한 포상금을 모두 받지 못했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대검찰청이 권익위로 포상금 지급을 추천했고, 김씨는 8년 만에 포상금을 받게 됐다.

권익위는 김씨의 신고 덕분에 72명의 피해액 1억 3500만원을 확인하고, 234명의 추가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고 확인했다.

권익위는 포상금을 지급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적극행정위원회 등의 심의를 거친 후 신고자의 사건해결을 위한 노력과 공익증진 기여를 높게 평가하여 김씨에게 사기피해 금액의 약 2배인 포상금 5000만원을 지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김씨는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인 3,000여만원의 피해를 보고 직접 나서서 조직총책까지 검거하게 하였음에도 피해액은 물론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이번 포상금 지급으로 명예를 회복하고 그간의 고생도 보상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