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석학, “플랫폼 규제하면 중소기업 피해 심각”

티메프 사태 여파로 '온라인플랫폼법 제정' 논의가 재점화하는 가운데 국내외 석학들이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다니엘 소콜 서던 캘리포니아대 교수.
다니엘 소콜 서던 캘리포니아대 교수.

28일 업계에 따르면 다니엘 소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는 '디지털 플랫폼이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서 성급한 플랫폼 규제가 중소기업에 심각한 부작용을 끼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해당 논문 연구에는 카이스트대 경영대학 백용욱 교수, 펑주하버드 경영대학원 (Feng Zhu) 교수가 공동 참여했다.

이들은 그동안 축적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디지털 플랫폼이 전세계 중소기업(SME)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풍부한 데이터와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며, 새로운 시장에 진출해 시장을 확장하게 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 특히 EU의 DMA와 유사한 사전규제를 채택하는 것을 상당히 우려하며, 기존 법제도를 현명하게 활용하여 혁신을 이룩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논문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가 '2021년 온라인 플랫폼 이용 사업체 실태조사'에서 중소기업의 74.1%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매출의 50% 이상을 창출했으며, 71.2%가 플랫폼을 사용한 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외식업 경영실태 조사'에 따르면 배달앱을 사용하는 음식점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그렇지 않은 음식점에 비해 월등히 높으며, 실적 차이는 2019년 이후 해마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닷컴 등과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 비용을 상당히 감소시키면서 글로벌화를 촉진시켰다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발표했다.

미국, 뉴질랜드 등 세계 곳곳의 연구에서도 중소기업이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데 있어 온라인 플랫폼의 역할이 중대한 역할을 해왔다.

미국 이베이가 판매자들에게 분석 도구인 셀러 허브를 판매자에게 제공한 결과 셀러의 주간 매출이 6주차 이후 평균 7.7%까지 증가한 2024년 연구사례를 소개하며 플랫폼의 데이터 공유를 통해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을 내림으로써 판매자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은 2019년 중국 농촌의 타오바오 마을을 통해 전자상거래에 참여하면 평균 101%의 가계 소득이 증가한다는 결과도 함께 소개했다.

다니엘 소콜 교수는 “플랫폼은 다양한 규모의 기업들에게 가치 창출 기회를 제공하지만, 특히 중소기업에 더 큰 가치창출 기회를 제공한다”라며 “엄격한 규제는 자국 기업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이는 한국 스타트업과 기존 기술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경쟁력을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DMA와 유사한 규제를 시행한 중국의 사례를 통해 정부의 강한 규제가 투자의 급격한 감소를 촉진하고, 새로운 기업 진입이 급감하는 등 창업 및 벤처기업 등의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것을 강조했다.

백용욱 KAIST 경영대학 교수는 “플랫폼 법으로 인한 플랫폼 기업의 경쟁력 약화가 여기에 연결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중소상공인들의 경쟁력도 약화시킴을 의미한다”라며 “국제적으로 미국이나 중국 기업들과 무한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사전적 규제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켜서는 안된다”고 언급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