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플랫폼톡] 찰떡같이 알아듣는 AI 변호사

민명기 로앤굿 대표.
민명기 로앤굿 대표.

인공지능(AI) 법률 챗봇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어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남편 호주머니에서 유흥업소 영수증이 나온 상황에서 이혼 가능성, 위자료 인정 여부 및 금액이 궁금하다고 가정해보자. 과거에는 '단란주점 영수증, 이혼, 위자료' 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했다. 해당 키워드를 포함하는 게시글을 일일이 읽으면서 나와 유사한 사례를 찾아야 했다.

그러나 AI 챗봇에게는 마치 친구에게 얘기하듯 내 상황을 그대로 물어보면 된다. AI 챗봇은 일상적인 문장을 그대로 이해하고 유사한 사례를 찾아 답을 주면서 근거 자료까지 보여준다. 재질문, 재답변을 통한 상호작용도 가능하고 답변을 근거로 내용증명이나 고소장 초안을 작성해주기도 한다.

특히 법률 AI는 이용자가 변호사인지, 일반인인지에 따라 요구되는 기능이 사뭇 다르다. 변호사가 이용하는 경우에는 △명확한 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 △최대한 많은 유사 사례를 보여줌으로써 △인사이트를 제공할 때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이에 반해 일반인이 이용하는 경우에는 △자주 발생하면서 답이 명확한 문제에 대해서 △최적의 근거 한가지를 보여주면서 △후속 조치까지 알려줄 때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

로앤굿은 일반인향(向) 법률 AI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AI 변호사'라고 불리기도 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일상적인 자연어로 질의응답을 해내기 때문이다. 로앤봇에 누적된 4만건의 질의응답 데이터를 뜯어보면, AI 변호사에게 어떤 역량이 중요한지 알 수 있다.

AI 변호사에게 가장 요구되는 기능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이용자가 법률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므로, 질문 자체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용자 스스로도 무엇이 필요한지 몰라 답답해하는 질문들이 종종 관찰된다. 또 AI는 상세하게 질문할수록 답변이 정확한 경향이 있는데, 이용자들은 단답식으로 짧게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 법률이 전문적이고 어렵기 때문에 구체적인 질문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I 변호사는 이용자가 질문한 의도를 알아채어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옛 속담처럼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실사용 데이터이다. 이용자들의 누적된 질의응답 데이터는 질문의 반복되는 패턴과 의도 및 기대하는 답변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로앤굿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AI를 출시했고, 연간 200만명이 방문하는 플랫폼에 탑재했기에 실사용 데이터를 빠르게 모을 수 있었다. 이를 기초로 AI 챗봇을 고도화하면서 비로소 다양한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

질문을 명확하게 정의한 이후에는 정확한 답변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법률 분야는 환각 현상(Hallucination)이 치명적이다. 이에 따라 현재 법률 AI 회사들은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활용해 독자적인 DB를 구축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로앤굿 역시 마찬가지이다. 특히 일반인향(向) AI 챗봇은 많은 자료를 보여주기보다는, 가장 적합한 한가지 근거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높은 검색 정확도가 요구된다.

최근 AI 변호사는 리걸테크 회사 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시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로앤굿은 국내 유수의 로펌, 기업,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과 계약을 맺고 AI 법률 챗봇을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 법률을 다루는 기관들은 자사 AI 챗봇을 만들어 고객 또는 방문자에게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 로앤굿은 이러한 기관들을 위해 찰떡같이 답변하는 AI 변호사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민명기 로앤굿 대표 mgmin@lawandgoo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