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전면 개편한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알렉사(Alexa)'를 오는 10월 출시한다. 2014년 알렉사 출시 이후 가장 큰 변화가 될 전망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아마존이 대화형 AI 기능을 장착한 새로운 알렉사를 10월 중순 선보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WP가 입수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새 알렉사는 월 최대 10달러(약 1만 3400원)의 유료 구독 서비스로 운영된다.
기존 알렉사는 기본 무료로 제공되며, 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 '에코'에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알렉사”라고 부르면 기기가 활성화돼 날씨 등을 묻는 간단한 음성 질문에 대답해왔다.
새 알렉사는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생성형 AI를 통합해 복잡한 질문에도 답할 수 있다. 단순 음성 비서에서 음성 기반 대화형 챗봇로 진화하는 것이다.
또 '스마트 브리핑'이라는 기능이 탑재돼 이용자 선호도에 따라 AI가 생성한 뉴스 요약이 매일 제공된다. 문건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알렉사에 대해 가장 많이 요청한 사항 중 하나가 바로 뉴스 요약이다.
쇼핑을 도와주는 기능도 추가됐다. 아마존이 이미 출시한 '루퍼스'라는 쇼핑 챗봇보다 기능이 더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자는 제품 세부 정보에 대해 질문할 수 있고, 할인 행사가 있으면 알렉사로부터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알렉사 출시는 지난해 9월 대규모 개편을 발표한 지 13개월 만이다. 당초 새로운 알렉사는 내달 출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한 달 가량 늦어졌다.
아마존은 AI 챗봇과 에이전트 시장에서 경쟁사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에 크게 뒤쳐진 상황에서 반격의 도구로 새로운 알렉사 출시를 준비해왔다.
아마존은 처음 알렉사 출시 이후 지금까지 5억대 이상 기기를 판매했지만 이 서비스는 그동안 만성 적자였다. 알렉사와 스마트 스피커에서 이미 수조원 투자 손실을 입었고, 지난 6월에는 '알렉스 2.0'에 해당하는 AI 서비스가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아마존은 유료 구독 서비스와 쇼핑 기능 강화를 통해 그동안 들어갔던 기술 개발 비용을 상쇄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AI 에이전트 시장에서 경쟁사에 비해 뒤처진 것이 확실한 상황인 만큼 큰 변화가 필요하다”며 “사람들에게 유료 전환을 설득하려면 기능, 기술상 큰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