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 못 잔다면?... 주말이라도 몰아서 자야 하는 이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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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수면부족을 겪고 있다면, 주말에 몰아 자는 '보상 수면'을 통해 심장병 위험을 상당 수준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현지 시각) 미국 NBC 뉴스·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에서 주말에 몰아 자는 방법을 통해 부족한 수면 시간을 채우는 이들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19% 낮다는 분석이 발표됐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는 것이 건강 악화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는 앞서 많이 발표됐지만, 주말에 몰아 자는 방법이 심장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집중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중국 국가핵심감염병연구소, 푸와이 병원, 국가심혈관질환센터 소속으로 이뤄진 연구팀은 영국인 50여 명의 의료 기록과 생활 습관 기록을 보유한 데이터베이스 UK 바이오뱅크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9만 903명의 성인 피험자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연구팀은 하루 수면 시간이 7시간 미만인 경우를 '수면 부족'으로 정의했다. 피험자 가운데 1만 9816명이 수면 부족에 해당했다.

그리고 이들의 14년 간 수면 기록을 추적해 주중에 비해 주말에 어느 정도 수면을 취하는 지 확인했다.

주말에 몰아 자는, 이른바 '보상 수면'을 취하는 이들은 1.28~16.06시간 더 잤고, 오히려 주말에 잠을 적게 자는 이들은 16.05~0.26시간을 부족하게 잤다.

두 그룹의 병원 기록과 사망 원인 등록부 등을 확인한 결과, 주말에 잠을 가장 많이 잔 그룹은 주말에 가장 적게 잔 그룹보다 심장병에 걸리는 비율이 1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가 '보상 수면'을 통해 심장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주말에 몰아자는 방법이 평소 충분한 잠을 자는것만큼 좋은 효과를 내지는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다만 이번 연구를 통해 주말에 충분한 잠을 자는 방법으로 '수면 부채'(Sleep debt)를 부분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영국 심장재단의 부의료책임자인 제임스 라이퍼 교수는 “수면 부족을 겪는 상황에서 주말에 누워있는 것으로 규칙적인 숙면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이번 연구로 심장병의 위험성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매일 밤 최소 7시간의 수면을 취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기시켜주는 중요한 연구”라고 평가했다.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의대 수면 의학과 부교수인 무하마드 아딜 리시 박사는 “주말에 더 오래 자는 것으로 피로와 졸음을 줄일 수는 있지만, 수면 부족으로 인한 비만 위험성은 감소시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