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이 인공지능(AI)시대 빅테크 독점 및 소유권 문제, 더 나아가 한국에서 화두로 떠오른 딥페이크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30일 크리스 딕슨은 디캠프 선릉센터에서 열린 '읽고 쓰고 소유하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만들어갈 미래에 대한 비전과 철학을 공유했다.
크리스 딕슨은 “현재 한국에서 화두로 떠오른 딥페이크도 문제도 블록체인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면서 “크립토 기반으로 머신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증명을 거쳐 플랫폼에 올라가지 못 하도록 막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 딕슨은 2022년 포브스가 선정한 '미다스 리스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세계 최고의 벤처 투자가로 꼽힌 바 있다. 2018년부터는 76억달러(한화 약 10조)에 이르는 웹3 스타트업 투자 전문 펀드 그룹 'a16z 크립토'를 설립해 이끌고 있다.
그는 AI 시대 빅테크 기업 중심으로 자본 및 권력이 집중되는 현상에 대해서도 블록체인 기술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크리스 딕슨은 “미국에는 사실상 5개 빅테크 기업이 트래픽의 90% 이상 독차지를 하고 있다”면서 “모든 데이터가 AI 플랫폼에 가고 있음에도 창작자는 금전적인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사례를 들었다. 코파일럿은 사람들이 프로그램 팁을 공유하는 웹사이트 스택오버플로를 통해서 학습하는데 정작 코파일럿에만 트래픽이 몰리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금전적인 보상을 받지 못해 창작할 요인이 없어지면 결국 AI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도 사라진다”면서 “이는 모두에게 지속 가능한 서비스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크리스 딕슨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새로운 인터넷 경제학을 구축할 수 있다”면서 “소유권을 분산하면 자본이 사용자에게 흘러간다”고 내다봤다.
크리스 딕슨은 자신의 저서 '읽고 쓰고 소유하다'에서도 빅테크 기업 독점으로 생긴 인터넷 문제점을 블록체인의 핵심인 △탈중앙화 △디지털 소유권 △개방된 네트워크 가치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 전망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국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제시됐다.
크리스 딕슨은 “한국에서 블록체인 기술에 관한 관심이 매우 높고 창업 커뮤니티가 상당히 활발하고 건실하다”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블록체인뿐만 아니라 AI 기술력 등이 더 앞서 나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문화 콘텐츠 개발과 관련해 한국의 잠재력이 크다”면서 “기업가와 개발자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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