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을 창업할 때 이루고자 했던 비전 중 아직 못 이룬 것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해야 될 일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정창훈 당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9년의 소회를 이 같이 밝혔다. 정 CTO는 당근마켓의 공동 창업자다. 당근을 창업하며 꿈꿨던 '로컬(Local)' 플랫폼에 대한 비전은 이제 막 실현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앞으로 이 비전을 더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CTO는 “동네에서 좋은 업체를 찾을 때 당근을 사용했으면 좋겠다”면서 “기술로 따뜻한 신뢰를 연결하는 사회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당근은 2015년 '판교장터'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정 CTO는 공동창업자 중 한 명으로, 현재 CTO로서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기술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직원들이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프로덕트 관점에서는 항상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당근마켓은 '로컬'보다 더 긴밀하게 연결된 '하이퍼로컬(Hyperlocal)' 서비스를 지향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핵심 서비스인 '중고거래'뿐만 아니라 지역 생활 커뮤니티 공간인 '동네생활', 지역 기반 모임 서비스, 동네 가게와 이웃을 연결하는 '내 근처', 지역 기반 구인구직 서비스인 '당근알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당근마켓 애플리케이션(앱)은 다양한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단순하고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로 구성됐다. 반면 백엔드에서는 다양한 기술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머신러닝(ML)' 기술을 활용해 사기 게시글을 걸러내고, 사용자에게 개인화된 추천 목록을 제공하는 식이다. 최적화 된 서비스를 위해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하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신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정 CTO는 “당근은 초창기부터 머신러닝 기술을 도입했다”며 “머신러닝을 꼭 사용해야 한다기보다는, 사기 케이스를 더 잘 잡기 위해 그 당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AI를 사용하는 것을 의도하거나 우선하기보다는, 개발자들이 서비스에 맞는 AI 기술인지 먼저 판단하고 적절히 찾아서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근 앱은 코로나 시기를 거쳐 다양한 연령층이 사용하는 '국민 앱'으로 등극했다. 당근 앱의 가입자 수는 3900만명에 달한다. 젊은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서도 활발히 사용하는 만큼 직관적인 서비스가 필수적이다.
정 CTO는 “앱에 기능을 추가할 때 조심스럽게 접근한다”면서 “UI도 복잡한 옵션을 최대한 배제해 앱을 간결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근은 최근 하이퍼로컬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자신의 동네 정보를 당근에서 가장 잘 탐색하도록 여러 기능을 실험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기존 기능을 고도화하면서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정 CTO는 “개인별로 관심 가질 만한 동네 소식이나 중고거래 물품을 맞춤형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검색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이용자가 동네의 유용한 정보를 당근에서 활발히 공유하고, 그 정보들이 여러 이웃에게 널리 퍼지도록 하는 것에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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