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그룹이 운영하는 럭셔리 브랜드 MCM이 디지털 전환 및 예술과의 협업을 확대한다. 최근 명품 시장이 양극화하고 있는 가운데 차별성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향후 인공지능(AI)·메타버스 등 기술 도입을 확대해 디지털 영역으로도 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MCM은 2일 서울 강남구 MCM하우스(HAUS)에서 'MCM 웨어러블 카사 컬렉션' 전시 간담회를 진행했다. 전시회는 디자인 스튜디오 '아틀리에 비아게티'와 제휴해 3일부터 10월 6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점이 특징이다. 지난 4월 밀라노 위크에서 테크놀로지를 주제로 한 10대 기획물로 선정된 바 있다. 디지털 노마드(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공간 제약 없이 자유롭게 생활하는 사람들)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해 집의 일부를 가져온다는 콘셉트가 특징이다. 해당 전시는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MCM은 1976년 독일 뮌헨에서 설립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다. 성주그룹이 지난 2005년 MCM을 전격 인수하며 K브랜드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부터 '디지털 중심의 럭셔리 브랜드'로 전환하기 위해 리브랜딩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MCM은 메타버스와 AI 활용을 확대해 디지털 세대 공략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사빈 브루너 MCM 글로벌임원(GBCO)는 “새로운 영상 캠페인을 제작할 때는 AI를 사용해 이미지와 영상을 구현했다”며 “연말에 롯데그룹에서 진행하는 메타버스 프로젝트 '칼리버스'에 입점해 MCM 스토어를 론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AI를 콘텐츠 창출, 고객 응대, 트렌드 예측, 소비자 수요 예측 등 다양한 산업에서 이용할 수 있다”며 “특히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게 되면 시장에 선보였다가 호응이 좋지 않아서 창고에 쌓이는 재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커머스 비중도 확대한다. 브루너 GBCO는 “현재 글로벌 MCM 매출 중 e커머스가 30%를 차지하며 늘고 있다”며 “이미 글로벌 네트워크는 퍼져 있고 물리적인 확장은 어려운 만큼 디지털로 확장·통합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명품 시장이 양극화되며 에(에르메스)·루(루이비똥)·샤(샤넬)로 일컬어지는 초고가 명품 이외에는 실적이 부진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MCM은 차별점을 내세우기 위해 디지털 전략을 내세운 것이란 평가다. 실제 MCM이 온·오프라인 시장 확대 전략을 추진하며 시장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MCM을 전개하는 성주디앤디의 매출액은 1549억원으로 전년 대비 6.61%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브루너 GBCO는 “AI와 메타버스 등의 디지털 기술로 전 세계를 연결해 '디지털 노마드'를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