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으로 대표되는 '중국 e커머스(C커머스)'에 대응해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의 플랫폼 전략 설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해외 기업의 위법행위에 대한 규제와 동시에 경쟁력 있는 K플랫폼을 육성하기 위해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2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소상공인 민생포럼과 함께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소상공인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한 국내 플랫폼 역할과 대외 전략 토론회'에서 “학계에서는 최근 국가 플랫폼 자본주의에 대해 많이 연구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는 디플정이 있지만 (플랫폼에 대한) 국가적 전략에 대해서 심도있게 논의하는 것은 부족하다. 플랫폼에 대한 국가 차원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 교수가 국가차원 플랫폼 전략 설계를 강조한 이유는 C커머스 기업들이 중국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크로스 보더(Cross border) 플랫폼'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크로스 보더는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든다는 의미다. 중국 정부는 자국의 부동산 침체, 과잉생산 등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크로스보더 플랫폼을 지원하고 있고, 세계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전 교수는 “(C커머스 플랫폼은) 공장형 판매자들이 플랫폼 직거래하는 형태로 세계 전자상거래를 완전히 바꿨다”면서 “플랫폼 비즈니스는 데이터, 정보가 중요한데 이것에 대해 국가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신동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C커머스 기업의 위법행위에 대해 규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 다크패턴을 금지한 전자상거래법 제21조 영향을 받고 있지만, C커머스 기업에 같은 법을 적용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그러면서 C커머스 기업의 다크패턴을 규제하기 위해 내년 개정될 예정인 전자상거래법의 활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는 새 종류의 다크패턴 금지 조항을 담은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내년에 시행할 예정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C커머스 기업에게서 국내 플랫폼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소상공인·소비자와 상생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본부장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리인 제도 등을 통해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겠다고는 했는데 실효적인 대안일지는 미지수”라면서 “입점업체와 플랫폼이 상호협력하는 체제 내에서 자본시장 활용 방안을 정부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용길 서울과학기술대 글로벌테크노경영전공 교수는 “(C커머스 기업은) 이런 형태의 물량공세를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면서 “(입점사업자의) 일시적인 어려움을 플랫폼이 직접 도와주거나 은행과 플랫폼이 연합해서 주관할 수 있는 내부 자본시장 활용방안을 정부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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