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프론테크가 삼성SDI에 각형 배터리 핵심 부품인 캡 어셈블리를 공급한다. 삼성SDI의 부품 거래선 다변화와 원가 절감 전략에 따라 상아프론테크가 캡 어셈블리 공급망에 새롭게 진입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상아프론테크는 연말 완공되는 미국 인디애나주 공장에서 캡 어셈블리를 생산, 내년부터 삼성SDI 배터리 공장에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인디애나주에 배터리 셀 공장을 구축하고 있는데, 상아프론테크도 공장 가동 일정에 맞춰 현지 생산 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캡 어셈블리는 각형 배터리 전류 흐름을 제어하고 폭발을 방지하는 기능을 하는 안전 부품으로, 상아프론테크가 삼성SDI에 이 제품을 공급하는 건 처음이다.
상아프론테크는 기존에도 삼성SDI 공급사였지만, 캡 어셈블리 완제품이 아니라 가스켓 등 일부 부품만 납품해왔다.
그동안 삼성SDI에 캡 어셈블리를 공급한 회사는 신흥에스이씨다. 상아프론테크가 이원화 업체로 새롭게 진입하는 것이다.
삼성SDI는 늘어나는 배터리 물량 대응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상아프론테크와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디애나주 공장은 고성능 전기차 30만대 이상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어 부품 수요 대응이 요구된다. 이곳은 삼성SDI가 북미에 처음으로 구축하는 배터리 생산 기지로 공급망 안정화 필요성이 높다.
삼성SDI가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원가를 절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배터리 제조사 입장에서 부품 공급사가 늘어나면 경쟁을 유도해 단가를 낮출 수 있다.
삼성SDI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방어가 시급한 상황이다. 삼성SDI의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은 54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7%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이차전지를 계속 찾고 있어 배터리 제조사도 원가 절감을 최대 과제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며 “멀티 벤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 시도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