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프로그래매틱 올림픽'이 된 2024 파리 올림픽… 프로그래매틱 광고가 보여준 성과와 의미

장인주 더 트레이드 데스크 한국 지사 비즈니스 개발 담당 전무. 사진= 더 트레이드 데스크
장인주 더 트레이드 데스크 한국 지사 비즈니스 개발 담당 전무. 사진= 더 트레이드 데스크

모두를 놀라게 했던 파리 올림픽이 끝났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래 48년만에 최소 규모로 참가한 한국 선수단이 거둔 예상과는 다른 우수한 성적에 놀랐고, KBS, MBC, SBS 등 국내 공중파 방송사들이 기록한 저조한 올림픽 시청률에 또 한 번 놀랐으며, OTT 등 뉴미디어를 통한 시청자수가 비약적으로 늘어난 점에도 놀랐다.

미국 내 독점 중계권자인 NBC유니버설 (NBCUniversal)이 사상 최대의 광고 매출을 올렸다는 것에도 놀랐다. 국내 방송사들이 대부분 저조한 시청률로 어려웠던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 지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디지털 광고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이번 올림픽이 가지는 의미는 특별했다. NBC유니버설이 필자가 몸담고 있는 기업인 더 트레이드 데스크와 손잡고 올림픽 광고 인벤토리를 프로그래매틱 구매 방식으로 판매한 것이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 새로운 혁신은 광고주들에게 보다 투명하고 개방된 환경 속에서 스트리밍 플랫폼 인벤토리를 프로그래매틱 광고 구매 방식으로 구매해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광고의 미래가 마침내 현실화했다고 할까?

이러한 배경에서 오늘은 파리 올림픽이 광고주와 마케터에게 시사하는 두가지 핵심 포인트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해보겠다.

우선, 기존 공중파 TV 보다는 OTT 스트리밍으로 라이브 스포츠를 시청하는 패턴이 비약적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 NBC유니버설 계열 피콕 (Peacock) TV가 소유한 OTT인 피콕은 올림픽 중계 효과로 파리 올림픽 첫 주에만 약 600만명의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여서 국내 OTT 가운데 독점으로 파리 올림픽 라이브 중계권을 확보한 웨이브는 올림픽 기간 트래픽 급증을 경험했다. 웨이브에 따르면, 지난 8월 5일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 방송에서 라이브 동시접속자 수는 올림픽 이전 평시(6월 최고수치) 대비 8.2배를 기록했고 여자 양궁 단체 결승전이 열린 지난달 7월 29일에는 라이브 채널 동시접속자가 지난 6월 대비 약 5.2배 늘었다고 한다.

둘째, 프로그래매틱 광고 구매 방식이 이번 올림픽에서 명실공히 매우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다. 2032년 올림픽까지 미국 내 올림픽 중계권을 보유한 NBC유니버설은 피콕에서 중계되는 올해 올림픽 관련 인벤토리를 더 트레이드 데스크(TheTradeDesk/TTD)를 통해 프로그래매틱 광고 구매 방식으로 판매했다. 이로써 광고주들의 광고 접근성이 그 어느 때보다 향상됐는데, 특히 이번에 피콕에서 광고 캠페인을 진행한 광고주 중 무려 70%가 과거에는 올림픽에서 캠페인을 진행해 본적이 없었던 브랜드였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프로그래매틱 광고 구매 방식은 대형 브랜드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광고주에게 기회가 열려 있는 매우 '민주화된' 접근 방식이라는 점이 증명된 것이다. 즉, 이제 광고주들은 기업 규모에 의해 구애받지 않고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광고 인벤토리에 액세스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비자 (Visa)와 오메가 (Omega)와 같은 공식 후원사들도 프로그래매틱 광고 구매 방식을 활용해 기존 채널에서 도달하지 못했던 신규 잠재 고객들(incremental reach)에게 도달하고자 했다. 또한 과거 여러 올림픽에서 공중파 TV 광고에 주로 의존했던 미국계 보험 회사인 프루덴셜과 같은 대형 브랜드들 역시 올해는 전략적으로 광고 도달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프로그래매틱 광고 구매 방식을 활용했다.

소비자들의 스포츠 콘텐츠 시청 양상이 이렇게 변화하면서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뿐만 아니라 규모에 상관없는 다양한 스포츠 이벤트의 생중계는 광고주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넷플릭스(Netflix)는 올 초부터 라이브 스포츠 중계권을 획득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여 왔는데, 그 결과로 벌써 강력한 광고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파리 올림픽을 중계한 웨이브 외에도 티빙, 쿠팡플레이 등 국내 주요 OTT들이 스포츠 중계로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티빙은 지난 3월부터 KBO 독점 중계를 시작했고, 쿠팡플레이는 K리그, 독일 분데스리가 등 프로축구에 이어 호주 프로 농구 리그(NBL), 미국 내셔널 풋볼 리그(NFL)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올림픽의 성공으로 앞으로 프로그래매틱 광고 구매 방식은 전 세계 라이브 스포츠 이벤트에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소수의 대기업만이 독점했던 올림픽 광고 기회가 이제 중소기업도 가능한 시대가 열린 것이다. 비록 파리 올림픽은 끝났지만, 현재 펼쳐지고 있는 2024 파리 패럴림픽 (Paralympics Games Paris 2024) 등 여전히 광고주가 활용할 만한 글로벌 이벤트 기회가 아직 남아 있으며 다가올 다른 스포츠 이벤트도 무궁무진하다. 이제 국내 기업들도 프로그래매틱 광고 구매 방식을 통한 라이브 스포츠 이벤트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내외에서 브랜드를 구축하고 나아가 브랜드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

더 트레이드 데스크 전무 장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