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인구가 줄고 있는 지방에 물류 인프라 투자를 대거 늘린다. 투자를 바탕으로 인구 감소 추세를 보이는 지역을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20대 청년 등 최대 1만여 명을 신규 직고용한다. 쿠팡의 대규모 투자가 저출생과 수도권 편중 문제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쿠팡은 2026년까지 전국 물류 인프라에 3조원 이상을 투자키로 한 계획에 따라 내년 초까지 9개 지역에 풀필먼트센터(FC)를 비롯한 물류시설을 건립·운영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쿠팡은 인구 감소 직격탄을 맞은 지방 도시에 중점적으로 물류망을 늘려 로켓배송이 가능한 쿠세권을 만들고, 여기에 20대 청년을 포함한 취업 취약계층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예상 직고용 인원만 1만 명이 넘는다.
구체적으로 다음 달까지 대전 동구 남대전 지역과 광주광역시에 FC 2곳을 준공해 운영에 들어간다. 신규 준공 FC 2곳의 예상 직고용 인력은 3300여명 이상이다. 지난달 본격 가동한 충남 천안 FC는 500명 채용 예정이다. 각각 500명, 400명 채용 목표인 경북 김천 FC와 울산 서브허브(배송캠프로 상품을 보내는 물류시설)는 오는 10월 착공한다. 경북 칠곡(400명) 서브허브는 연내 운영을 시작하고, 충북 제천(500명) FC는 내년 상반기 착공한다. 부산 강서구 FC(3000명)와 경기 이천 FC(1500명)는 올 2분기 착공했으며 순조롭게 건설중인 상태다.
쿠팡의 물류 투자 계획이 실현되면 비서울 지역의 배송·물류 관련 직고용 인력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물류·배송 관련 직고용 인력의 96%(약 5만5600명)가 비서울 지역에서 근무한다. 신규 물류 인프라 투자로 인한 지역 직고용 인력이 1만여명 늘어날 경우, 비서울 지역 고용인원은 6만5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삼성전자(약 12만명) 다음으로 국내 고용순위 2위인 쿠팡의 고용인원은 향후 1~2년 안에 8만명을 넘어서 전체 직고용 인원의 80%가 지방에서 창출될 전망이다. 정부가 수도권 쏠림현상과 저출생 완화를 위해 지방의 민간 일자리 활성화를 지목한 바 있어, 쿠팡의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국가 현안을 해결하는 지원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전국으로 로켓배송이 뻗어나갈수록, 신규 발생하는 일자리가 서울에서 점점 멀어지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물류센터 주변으로 물류나 배송, 유통에 관한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포함, 지역에서 상품을 만드는 중소 제조사 판로도 확대된다. 쿠팡은 6만명의 직고용인력을 창출한 지난해 상반기 44만개의 일자리 직간접 효과를 냈다고 추산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청년들이 대기업 일자리가 많은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 몰리는 반면, 지방에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기업체가 적은 상황에서 쿠팡의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지역에 집중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양극화와 지방소멸이 극심해지는 상황에서 내수산업을 살리고 온라인 판로 확대가 절실한 제조 생태계도 지원하는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