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심우정 인사청문회서 '자료제출·적격성' 두고 충돌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안창호 인권위원장 후보자와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날선 신경전을 펼쳤다. 안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인권위원장으로서 인권 감수성 부족 등이 주요 이슈였다. 한편 심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자료 제출 여부를 두고 여야가 공방을 주고받으며 한때 파행되기도 했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3일 인사청문회를 열고 안 후보자에 대한 적격성 여부를 심사했다.

야당은 인권위원장으로서의 인식을 문제 삼았다. 안 후보자가 줄곧 자신의 저서와 기독교 강연 등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다. 특히 안 후보자의 책에는 동성애가 이른바 공산주의 혁명에 이용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특정 이념을 가진 사람들이 동성애를 수단 삼아 공산주의 혁명의 교두보를 놓는다는 것이냐”며 안 후보자를 비판했다.

안 후보는 “그런 우려가 있다”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사실상 정면 돌파를 시도한 셈이다.

다만 특정 종교 논란은 의식한 듯“과거에 공직 생활을 할 때도 개인적 종교가 공직의 객관성을 훼손하지 않았다”며 “(차별금지법에) 찬성하는 분과 반대하는 분의 안을 같이 숙고해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겠다”고 답변했다.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가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난감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가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난감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날 열린 심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자료 제출 여부를 두고 한때 정회하기도 했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날 열린 청문회에서 심 후보자가 자료 제출에 비협조적이라고 질타했다. 야당이 요구한 자료는 △배우자의 출입국 기록과 주식거래 내역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 △장인 사망 후 2년 만에 20억원을 추가로 상속받은 경위 △자녀의 장학금 내역과 학교폭력 가해 여부 등이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요청한 자료 377건 중 70%에 달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배우자의 부친이 사망한 지 2년 후에 현금 30억원이 뭉칫돈으로 나왔는데 자료를 안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에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할 때 본인이 아닌 가족 관련 자료는 특별한 의혹이 제기되지 않는 한 서로 양해해왔다. 자료 미제출이 일방적으로 위법이라고 단정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심 후보자 역시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최대한 성실하게 자료를 제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가족의 예민한 사생활 부분에 대해서는 제출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양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결국 정회됐던 청문회는 심 후보자가 가족의 출신 학교, 자녀의 장학금 내역·학교폭력 가해 여부, 인천지검장 재직 당시 마약 사건 수사 자료 등을 제출하겠다고 밝히면서 재개됐다.

한편 심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에 대한 질문을 받자 “검찰이 현재 모두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