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뉴질랜드가 경제안보대화를 출범한다. 정보통신기술(ICT)·우주 협력도 강화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뉴질랜드 총리의 방한은 9년만으로, 이날 양 정상은 △무역·경제 △과학·교육·인적 △국방· 안보 △지역·국제 등 5개 분야에서의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또 지난 2006년 합의한 '21세기 동반자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 위한 논의 진전에도 합의했다.
양 정상은 지난 10년간 쌍방향 무역이 약 두 배 증가하고, 향후 더 많은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에 주목, 상호 번영을 증진하고 무역 및 경제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뉴질랜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표방하는 가치 파트너로서 역내와 국제무대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면서 “러북 군사 협력, 우크라이나 전쟁 등 전체주의, 권위주의 세력의 도전이 지속되는 엄중한 상황에서 한국과 뉴질랜드를 포함한 가치 공유국 간의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럭슨 총리도 “한국의 경제 규모와 탁월한 혁신 덕분에 뉴질랜드는 한국의 6번째 큰 무역 파트너가 됐다. 자유무역협정이 시행된 지난 9년 동안 양국의 교역량은 두 배로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양국은 경제안보 협력 강화를 위해 정례적인 양자 경제안보대화도 출범키로 했다. 뉴질랜드는 내년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 수임에 대한 지지도 표명했다.
양 정상은 내년이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10주년임을 고려해 양자 무역과 투자를 증진시키기 위해 협정의 개선 가능성도 모색키로 했다.
또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을 위한 양국 간 협상을 지속하는 한편, 과학, 교육 및 인적교류 협력을 증진키로 했다. 양국은 앞서 5차례 과학기술 공동위원회 평가 및 제6차 과학기술 공동위원회 준비 논의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 심화하고 있다. 호주를 포함해 3국은 10차례 정보통신협의체를 개최하는 등 ICT 분야 협력도 늘려가고 있다. 우주가 가진 경제적 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해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 육성하는 데에도 뜻을 함께했다.
이 밖에 탄소 시장 활용을 포함, 각자의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가능한 협력 분야를 모색하고, 국제 및 지역 주요 현안에 대한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기 위한 외교부 정책협의회, 경제공동위 등을 통한 고위급 대화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양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러북 군사협력 등을 규탄하고 북한 내 인권 증진을 위해 협력키로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남중국해의 항행의 자유, 중동 분쟁 확대 등 국제 정세에 관해서도 논의했다. 뉴질랜드는 우리의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지지도 표명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