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요국들이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관세를 높이는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중국산 후판 반덤핑 조사개시 여부 결정을 앞둬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철강업계가 불공정 철강재 유입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어 조사개시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자문업체 마이스틸은 올해 중국의 철강 수출량이 1억100만톤(t)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다. 중국은 전 세계 철강 생산의 50% 이상을 담당하는 최대 생산국으로, 중국내 수요가 부진해 남는 철강 물량을 유럽, 동남아 등 전 세계에 저가로 수출하고 있다.
중국산 철강재가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어 주요국들은 중국산 철강재에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반덤핑 조사 착수하거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최근 캐나다는 중국산 철강재에 신설 관세 부과 방침을 결정했고 미국은 지난 5월 중국산 철강 특정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연내 인상할 방침이다. 유럽연합(EU)과 베트남 등도 조사에 착수했다.
국내 철강업계 역시 중국산 철강재의 공습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중국산 후판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후판은 두께 6㎜ 이상 두께 철판으로, 선박 건조를 비롯해 산업 전반에 사용된다. 후판의 매출은 철강사 전체 매출의 15%정도를 차지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산 후판 누적 수입량은 68만8000t으로 전년 동기보다 12% 증가했다. 중국이 감산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하반기에 유입되는 후판의 양도 상당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대제철이 지난 7월 중국산 후판을 두고 산업통상자원부에 반덤핑 제소했다. 2개월 간의 의견수렴 기간을 감안하면 이달 중순 경 중국산 후판 반덤핑 조사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개시를 위해서는 해당 제품 국내 생산량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자나 반덤핑 조사에 대해 찬반 의사를 밝힌 국내 생산자(무응답 제외) 중 50%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국내에서 후판을 생산하는 기업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점유율 50% 이상의 포스코가 불공정 수입재 유입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만큼 중국산 후판 반덤핑 조사개시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가 의견을 전달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조사개시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조사개시가 이뤄지면 예비 판정, 본조사 판정 등 절차가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잠정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고 일정 물량 이상의 물량이 유입될 경우 관세를 부과하는 가격 약속 등 조치가 이뤄질 수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후판에 대한 우려가 공통적으로 있다”면서 “반대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조사개시는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캐나다, 신설 관세 부과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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