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차세대 인간 참조표준 유전체 지도(이하 판지놈) 제작 사업을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2003년 완성된 인간 참조표준 유전체 지도는 '인간의 유전정보 사전'으로 인간의 질환 원인 유전인자 발굴과 유전인자들의 기능 등 연구를 위한 핵심 정보이다. 다만 기존에 활용되고 있는 인간 참조표준 유전체 지도는 대부분 1명의 유전체정보만 반영이 돼 있어, 약 8% 수준으로 해독하지 못한 미해독 영역이 존재하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는 최첨단 신기술을 활용해 그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노력해 왔다.
최근 차세대 인간 참조표준 유전체 지도 제작 컨소시엄(이하 HPRC)을 중심으로 판지놈 구축을 추진 중에 있으며, 지난 2023년에는 판지놈 지도 초안을 발표한 바 있다. 판지놈 구축으로 원인 미상의 질환 진단이나 해독하기 어려웠던 약물 대사와 관련된 유전자, 인종 특이적인 유전정보 등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HPRC 판지놈에는 동아시아인(중국, 베트남인)만 포함돼 있어, 한국인 유전체 정보가 반영되어 있지 않아 한국인 연구에 활용하기에는 제한점이 있다. 국립보건연구원에서는 한국인 1000명 이상의 유전체를 해독해 한국인 판지놈 지도 구축을 추진한다. 한국인 판지놈 지도는 염기서열 해독 관련 신기술을 적용하여 한국인을 대상으로는 처음으로 미해독 지역이 없는 정교한 염기서열 수준으로 해독할 계획이다.
HPRC와 협력해 국제 인간 참조표준 판지놈에 한국인 판지놈을 포함해, 한국인 대상 유전체 및 정밀의료 연구 역량 강화와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올해 시범 사업 추진을 위해 한국인 판지놈 프로젝트에 참여할 자발적 참여자를 모집한다. 먼저 국립보건연구원과 한국유전체학회 등 관련 분야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150명을 모집하고, 2025년도부터는 관련 분야 종사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참여자 모집을 확대해 1000명 이상 한국인의 염기서열을 해독할 계획이다.
한국인 판지놈 프로젝트의 첫 자발적 참여자로 동참한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 원장은 “신속한 한국인 판지놈 지도 구축으로 한국인 정밀의료 연구와 치료에 활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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