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이 개청 100일을 맞았다. 출범 초 전문인력 수혈과 급변하는 우주경제 환경을 반영한 비전과 목표를 수립하면서 자리를 잡은 우주청은 내년 확대된 예산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우주기술 선행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주청 개청일인 5월 27일을 '우주항공의 날'로 제정해 국가 우주항공 저변도 강화한다.
윤영빈 우주청장은 5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개청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적극적인 우주항공 정책을 수립하고 핵심 인재 양성과 문화조성, 연구 역량 강화를 통해 국가 우주항공 저변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주청은 올해 상반기 민간 전문가 채용을 통해 110여명 인력으로 5월 27일 출범했다. 100일이 지난 현재 총 인원은 154명으로 이 가운데 민간 전문가 임기제 공무원은 약 40%에 달한다.
특히 임무본부 인력은 박사 43%, 석사 35%로 일반 부처 대비 전문인력 비중이 높다. 우주청은 현재 진행 중인 하반기 채용이 마무리되면 민간 전문가 임기제 공무원 비율 50%를 달성, 전문성을 보다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청장은 “확보된 전문성을 바탕으로 우주 임무 확장과 지속 가능한 우주경제 성장 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우주청은 우선 재사용발사체를 기반으로 한 '우주 고속도로' 조성에 박차를 가한다. 현재 미국 스페이스X의 경우 ㎏당 수송비용은 2000~3000달러,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는 2만4000달러 수준이다. 우주청은 재사용발사체 개발을 통해 지구 저궤도 수송비용을 ㎏당 1000달러 이하로 달성, 우주경제 성장 발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우주 궤도에서 물자나 인력을 다른 궤도로 운송하기 위한 '궤도수송선'과 우주에서 지구, 화성 등 대기로 진입하는 '재진입 비행체' 개발도 2026년 선행 연구개발(R&D)로 추진한다.
심우주 탐사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혁신적 우주과학탐사 전략도 수립한다. 현재 우주청이 추진 중인 첫 프로젝트 '제4라그랑주점(L4)'이 대표적으로 세계 최초 태양권 L4 지역에 우주관측소를 구축해 효율적인 태양풍 관측 예보 체계를 세울 계획이다.
또 달 탐사의 경우 2032년 예정된 발사를 단발성 계획이 아닌 지속가능한 장기 계획으로 확대 발전시킬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지 자원 활용 기술, 모빌리티, 심우주 네트워크 구축 등 달 기지 건설 관련 핵심 임무를 국제협력과 연계해 추진한다.
우주청은 국제협력 원동력 확보를 위해 최우선 협력 대상국인 미국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함께 추진한다.
윤 청장은 “이달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방문해 빌 넬슨 청장을 만날 예정”이라며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구체적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으로 가시적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주청은 이들 현안 추진을 위한 예산을 확보했다. 내년 예산은 9649억원으로 출범 첫 해인 올해 대비 27% 이상 증가한 상태다.
윤 청장은 “우주청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혁신적 우주항공 R&D 추진체계와 절차를 수립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부터 매년 신규 프로젝트 탐색 연구를 통해 기획과 개념설계를 추진하고, 그 결과를 반영한 R&D 사업을 산·학·연 주도로 수행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