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운영사 엠블, 동남아 모빌리티 혁신 이어 한국 시장 공략

우경식 엠블 대표
우경식 엠블 대표

동남아시아에서 블록체인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TADA)로 자리 잡은 엠블(MVL)이 한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국내에 차량 호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우경식 엠블 대표는 “한국 시장은 아시아에서도 플랫폼 활성화율이 높아 모빌리티 시장 활용에 대한 기대가 크다”라며 “적합한 규제 준수 시스템을 구축하고, 택시 업계와 협력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 말했다.

엠블은 2018년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베트남과 캄보디아, 태국 등 동남아에서 차량호출 서비스(타다)를 운영하고 있다. 엠블 측에 따르면 현재 30만명 기사와 300만명에 달하는 사용자가 승차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출시 5년 만에 싱가포르에서 그랩에 이어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은 플랫폼 수수료 '제로(0)' 정책 영향이 크다. 소프트웨어 사용료에 더해 기사가 버는 수입 약 20~30%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그랩과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엠블은 현재에도 소프트웨어 사용료만 받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주행데이터를 제공한 기사에 엠블 포인트로 보상하는 시스템도 시장 수요를 키웠다. 주행 거리, 건수 등이 온체인 데이터상에 기록되면 보상을 받는 식이다. 기사들은 쌓아둔 포인트를 전기차 배터리 충전이나 MVL코인 교환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엠블은 실물연계자산(RWA)을 통해 동남아 기사들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새로운 금융 모델도 구축하고 있다. 기사들이 차량 구매 시 투자자들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기사 주행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모델로 투자 안정성을 판단하고 차량을 구매한 투자자는 차량과 연결된 NFT로 소유권, 임대권 등이 기록된다.

우 대표는 “자율주행차 등장과 더불어 차량은 소유가 아닌 투자의 대상이라는 게 엠블의 관점”이라면서 “6년간 쌓아온 블록체인 모빌리티 기술과 운영 경험으로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줄여나가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 강조했다.

한국 시장 진출은 규제 상황들을 고려해 인수합병(M&A)방식을 활용할 계획이다. 법인택시와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맺는 가맹사업형이나 승객과 택시를 연결하는 중개사업형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국은 여전히 1위 사업자가 90% 이상을 독점하는 시장으로, 승객의 선택권 제한, 드라이버에 대한 수수료 문제, 소규모 업체 경쟁 어려움 등이 남아있다”면서 “블록체인 기반 가치 공유라는 타다만의 사업 모델을 적용한다면 더 나은 모빌리티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