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해저·IDC 쌍끌이 성장…“2030년 매출 10조” 선언

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밸류업 데이' 행사에서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LS전선 제공)
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밸류업 데이' 행사에서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LS전선 제공)

LS전선이 해저 케이블과 데이터센터(IDC) 솔루션 사업을 앞세워 2030년 매출 10조원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구본규 LS전선 대표는 5일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밸류업 데이' 행사에서 “전력과 통신을 두 축으로 현지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기존 사업을 수평적·수직적으로 확장한다면 2030년 매출 10조원 달성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구 대표가 공식 석상에 나선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LS 오너가 3세'인 구 대표는 구자엽 LS전선 명예회장의 아들로 2022 1월 LS전선 대표에 오른 뒤 지난해 1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구 대표는 LS전선을 필두로 LS마린솔루션, LS에코에너지, LS머트리얼즈 등 주요 자회사와 함께 '전기화 시대'에 대응할 방침이다. 급증하는 전력망 수요에 대응하려면 자회사와의 시너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선 해저 케이블 시장 우위를 견고히하기 위해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에 주력한다. HVDC는 장거리 전력망 도입과 해상풍력단지 건설 확대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 업체는 제한적이다. LS전선을 비롯 유럽 3개사에 불과하다.

고의곤 LS전선 해저글로벌영업부문장은 “미국과 유럽 해저케이블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공격적 투자로 양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력, 글로벌 파트너십, 프로젝트 실적, 턴키 솔루션 등 역량으로 2027년 해저 사업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밸류업 데이'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의곤 LS전선 해저글로벌영업부문장, 구본규 대표이사, 신영식 부사장, 홍영호 LS머트리얼즈 대표이사. (LS전선 제공)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밸류업 데이'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의곤 LS전선 해저글로벌영업부문장, 구본규 대표이사, 신영식 부사장, 홍영호 LS머트리얼즈 대표이사. (LS전선 제공)

'현지화 전략'도 가속화한다. 특히 미국에 집중한다. 회사는 약 1조원을 투자, 미국에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 중이다. 연평균 30% 이상 성장세가 예상되는 미국 시장을 겨냥한 포석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 미국 내 최대 해저케이블 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국을 '제2의 내수 시장'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전략이 깔렸다.

LS전선, LS마린솔루션, LS빌드윈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도 강화한다. LS마린솔루션은 해저케이블 시공·유지보수 업체로 2022년 LS전선에 편입됐다. 구 대표는 오는 10월 LS마린솔루션 대표이사에 취임할 예정인데, 케이블 공급·시공·유지보수에 이르는 턴키 솔루션 제공을 위해 양사 간 유기적 결합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구 대표가 자회사 대표를 겸직하는 것은 처음이다.

LS마린솔루션은 지난달 지중 케이블 공사를 주력으로 하는 LS빌드윈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기존 해저 시공은 마린솔루션, 지중 시공은 빌드윈이 각각 수행했지만 수직계열화하며 해저와 지중 케이블 시공 역량을 모두 갖추게 됐다.

구영헌 LS마린솔루션 대표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시공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고 원가 절감, 일관된 품질, 시공 기간 단축 등 이점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투자가 확대되는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도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LS전선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초전도 케이블을 비롯해 부스덕트 시스템, 자회사 LS머트리얼즈의 울트라커패시터(UC) 솔루션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대규모 전력 수요가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안정화에 UC가 적합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홍영호 LS머트리얼즈 대표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마라톤 선수라면, UC는 100미터 육상선수라고 할 수 있다”면서 “출력, 충·방전시간, 수명, 효율 측면에서 우수한 UC를 바탕으로 2030년 매출 6000억원 이상을 바라보는 회사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