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핀테크 기업에서도 인공지능(AI) 활용을 다각화하는 가운데 단순 마케팅, 판매 방식을 넘어 경쟁력 확보를 위한 AI 전략 구성이 핵심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I 기술 투자·연구·특허 등에 대한 적극 투자 필요성도 제기된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금융사 AI 활용 목적을 명확화하고 고객 경험 강화 및 서비스 품질 향상, 밸류체인 개선에 방점을 둘 필요가 있다”면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조직적 변화와 기술·인적 역량 제고를 위한 다양한 형태 지원 및 투자 확대가 주요 대응 방향”이라 짚었다.
AI 연구 개발로 경쟁력 확보에 나선 국내 핀테크 기업은 온라인투자금융업 PFCT(구 피플펀드)가 대표적이다. PFCT AI 기술연구팀은 지난 8월 국내 금융사 최초 KDD 2024에 논문을 등재했다. 온라인 개인신용대출 (UPL) 시장에서 고정 금리 전략 대비 최적 이익을 제공하는 AI 알고리즘을 제시한 게 핵심이다.
PFCT는 자체적으로 개인신용대출 연체율 및 부실률 감소를 위해 개발한 AI 리스크 솔루션 '에어팩(AIRPACK)'을 지난해 9월부터 국내 금융기관들에도 공급해오고 있다.
AI를 활용한 신용평가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해외 핀테크 기업은 인도의 퍼피오스(Perfios), 싱가포르 트러스팅 소셜(Trusting Social)이 대표적이다.
2008년 설립된 퍼피오스는 AI를 활용해 복잡한 금융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통합·분석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18개국, 1000개 이상 대출 기관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도 주요 은행들과 협력해 금융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대안 신용평가 시스템을 개발, 신용 위험을 정확히 평가하고 대출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사모펀드 투자사로부터 원화로 약 3000억원 규모의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2013년 설립된 트러스팅 소셜은 AI 기반 신용 평가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소셜네트워크, 웹, 모바일 데이터와 신용평가모델을 결합한 게 특징이다. AI를 통한 소외 계층 대출 확대 및 뱅킹 비용 절감이 핵심 목표다. 현재 유니언뱅크를 포함한 아시아 전역의 130개 이상의 금융 기관 등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원화로 약 2000억원 규모의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했다.
AI를 접목한 국내 핀테크 기업 혁신성 입증은 남은 과제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안 신용평가를 비롯해 핀테크에서 AI 접목이 '실제 금융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인지' 등은 입증 과제로 남아있다”면서 “고객불완전판매 문제 등 데이터 이전을 비롯한 문제도 향후 금융당국 AI 거버넌스 가이드라인 공개에 맞춰 보완도 필요하다”라 말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