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료, IT 대전환]〈8〉에이아이트릭스, AI로 환자 응급상황 조기 예측…의료진 피로도↓

전공의 집단사직 여파가 일반 병동에서 응급실까지 확산하면서 환자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도 문제지만, 제한된 인원으로 밀려드는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의료진 피로도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는 당장 필수·응급의료 수가 인상과 지원금 지급, 군의관 투입 등으로 급한 불을 끄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

에이아이트릭스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의료진 업무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환자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돕고 있다.

회사가 개발한 환자 상태 악화 예측 AI 솔루션 '에이아이트릭스-VC(바이탈케어)'는 전자의무기록(EMR) 데이터인 6가지 활력징후, 11가지 혈액검사, 의식상태, 나이 등 총 19가지를 분석해 입원환자 △급성중증이벤트(심정지, 중환자실 전실) △패혈증 △사망 등 발생 위험도를 조기 예측한다. 환자 위험상태를 예측해 의료진에게 알려줌으로써 사전에 대응할 시간을 준다.

의료진이 바이탈케어를 통해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의료진이 바이탈케어를 통해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제44회 대한중환자의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공개한 바이탈케어 임상 연구 주요 데이터에 따르면 입원환자 4만5000명 중 패혈증으로 확인된 26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실제 패혈증 발생 시점보다 180분전에 조기 예측이 가능했다.

바이탈케어는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인한 의료 공백 상황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의료진이 부족한 지방 병원에서 가치가 더 높다. 입원 환자 상태를 빠르게 파악하고 조기 대처 가능한 시스템 필요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의료진 업무 부담을 줄여주고 환자에게 더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순환 효과까지 보이고 있다.

실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경북 1.39명, 충남 1.53명, 울산 1.63명, 경남 1.74명, 전남 1.75명으로 서울 3.47명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바이탈케어는 2022년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허가를 획득한 이후 지난해 3월부터 신의료기술평가유예제도에 따라 비급여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전국 51개 병원이 솔루션을 사용 중이다. 이중 지방병원 비중은 창원한마음병원, 인제대해운대백병원 등 60%에 이른다. 의료진은 환자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적시에 투약과 치료를 수행해 의료현장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

하충식 창원한마음병원 의장은 “의료자원 부족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업무량이 많은 2차 병원에서 바이탈케어를 도입해 환자 상태 악화를 조기 예측하고, 의료진 의사결정을 지원하며 업무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켰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을 적극 활용해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지역의료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