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협의체를 제안한 뒤 여당이 이를 사실상 수용하면서 의료 대란을 해결하기 협의 기구 구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여·야·의·정 협의체가 또 다른 여야 협치의 결과물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의료공백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지역·필수 의료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운영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야당의 제안을 수용한 셈이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의료 대란 해결에 필요한 사회적 대타협을 위해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후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지난 4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의료진과 만나 현장 상황을 점검한 뒤 취재진에 지역·공공·필수 의료 확보를 위한 종합적 대책 마련을 위해 의대 정원 증원 문제 등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 대표가 언급한 여·야·의·정 협의체는 의대 정원 증원 문제 등을 포함한 의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는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한 대표는 “의대 정원 문제로 장기간 의료 공백 상황이 발생하면서 국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의료 공급체계에 대한 국민 불안이 크다”면서 “여·야·의·정이 머리를 맞대고 의료 현장의 진료 서비스를 정상화하면서 의료 개혁이 국민에게 도움이 되도록 협의하고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해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민주당에서도 책임 있는 분들이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줬다. 우리가 하자는 것도 크게 다른 얘기가 아닌 것 같다”며 “야당도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정부와의 갈등이 큰 의료계가 해당 협의체에 참가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한편 대통령실도 이날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취재진에 “의료계가 대화의 테이블에 나오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제안에 대해 긍정적이다. 의대 정원 문제는 의료계가 합리적 안을 제시하면 언제든 제로베이스에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환영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우 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회의장이 개원사에서 제안한 여·야·의·정 사회적 대화의 성사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가 문제해결에 전향적인 자세로 전환했다”며 “국민이 기다리던 일”이라고 했다.
이어 “현장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여야의 해결 방향이 일치한다. 당장 만나자”면서 “사회적 대화를 시작하자. 국민의 불안부터 해소하자. 국회의장도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