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최대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한국은 차량이 스스로 위험 상황을 판단하는 '완전한 자율주행차'를 완성하기 위해 AI에 힘을 쏟고 있다. AI 기술을 확보해 자율주행 우위를 선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AI는 자율주행 성장과 궤를 같이 한다. 자율주행은 인지, 판단, 제어 3가지로 동작한다. 카메라와 센서로 차량 위치와 주변상황을 인지 이후, 정보를 종합 판단해 스스로 운행하는 게 자율주행차다. 아주 간단해 보이지만 단계별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다. 한국은 3가지 기술 가운데 AI 기술이 가장 뒤처진다고 평가받는다.
◇자율주행에 올인하는 주요국
AI 접목에 가장 활발한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은 정부, 대기업, 빅테크, 스타트업 중심으로 AI 자율주행차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미국도로교통안전청(NHTSA) 등 미국 정부 기관은 자율주행 0~4단계 기준으로 자율주행 로드맵과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레벨1은 운전자 보조 수준이다. 레벨 2는 부분 자동화, 레벨3은 조건부 자동화다. 완성형 자율주행은 고도 자동화 단계라 불리는 레벨 4부터다.
제너럴모터스(GM), 구글, 모셔널 등 주요 기업도 AI 개발, 투자, 서비스 개발에 한창이다.
구글은 자율주행차에 AI를 결합했다. 구글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는 AI와 학습된 딥러닝 기반으로 고도화된 자율주행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버는 자율주행 AI 기술을 개발하는 웨이브에 투자를 단행했다. 웨이브가 개발하는 임베디드 AI는 자동차를 비롯 기계 시스템 두뇌 역할을 하면서 기계가 스스로 실시간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GM, 테슬라 등 완성차는 로보택시(무인택시)를 상용화하기 위해 AI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로보택시는 운전자가 없는 형태로 승객을 받는 유료 호출 서비스다. 테슬라는 카메라로 데이터 수집 이후 AI로 이를 학습시켜서 자율주행을 한다. 메리 베라 GM 최고경영자(CEO)는 “AI는 로보택시 사망사고 등 인적 오류까지 습득하면 인적 오류 자체를 없앨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우리나라 현주소는
국내 자율주행 산업은 걸음마 수준으로 AI 기술이 주요국에 비해 뒤쳐졌다.
세계 AI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의 기술 수준(100)을 기준으로 한국 자율주행 AI 기술 수준은 80%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자율주행 분야에서 미국 AI 기술을 넘으려면 최단 1년이 걸린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미국은 구글, 오픈AI 등 초거대 AI 선도 기업 역량에 힘입어 다른 모든 국가와 격차를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AI 기술 진보나 응용 사업에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자율주행 등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에 특화된 AI 기술 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출발선 국내 자율주행 AI…풀어야 할 숙제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2022 기술 수준 조사 및 기술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AI 기술 수준은 2022년 88%로 전년 대비 0.2% 포인트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은 웨이모, 바이두와 같은 초거대 자율주행 선도 기업 AI 투자에 힘입어 다른 국가와 격차를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기업의 AI 분야 투자 역시 글로벌 기업 대비 낮은 수준이다. 구글(미국), 바이두(중국) 등은 천문학적 금액을 AI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기술 투자와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이 AI 반도체 프로세서 기반 자율주행차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협력했다. 현대차는 'CES2024'에서 삼성전자와 협업해 AI 기반 소프트웨어 기반 자율주행차(SDV) 개발에 협력키로 했다.
정부도 최근 AI 알고리즘을 적극 활용하는 레벨4급 자율주행 개발에 나섰다. 2027년까지 국비 8000억원, 민간 투자 1000억원을 투입해 자율주행 전용 AI 개발, 5세대(5G)-V2X 등 자율주행차 혁신을 위한 기술 개발이 목표다. AI 선도국 상대로 초기술을 개발하고 산업을 본격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기술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AI 기술 활용을 강조했다.
정광복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장은 “자율주행이 일상 생활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주행 상황에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상황에서 AI가 충분히 양질의 데이터를 학습하도록 정책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