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유통업계, 사업 전반에 AI DNA 심는다

롯데백화점 직원이 AI 업무 매뉴얼을 활용해 식품 위생 관리 점검을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직원이 AI 업무 매뉴얼을 활용해 식품 위생 관리 점검을 하고 있다.

유통업계가 인공지능(AI) 적용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그간 유통업계에서는 챗봇, 맞춤형 상품 추천 등 단순 알고리즘 기반 AI 서비스를 제공해왔다면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운영관리·마케팅·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하며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신동빈 회장의 의지에 따라 AI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유통 부문인 롯데쇼핑은 데이터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리테일 테크 전문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롯데 유통군HQ에 AI 조직을 구성했다. 지난 3월 AI 추진 협의체 '라일락'을 상표 출원했다.

롯데쇼핑은 올해 들어 AI 도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을 업무에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롯데마트는 지난달부터 생성형 AI가 제작한 음원을 매장 배경음악으로 송출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5월 생성형 AI를 활용한 운영관리 서비스인 'AI-FC(인공지능 운영관리자)'를 선보였다. 향후 음성인식 시스템을 적용해 직접 대화 형식으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AI 기반의 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CFC)를 건설하고 있다. 1호 물류센터는 부산에 내년 말 완공 예정이다. AI 기반으로 철저한 수요예측·재고 관리, 효율적인 배송 및 배차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주문부터 배송까지 전 과정을 다루는 통합 솔루션을 구축할 수 있다.

동원그룹 임직원이 동원GPT 실습 교육을 받고 있다. [자료:동원그룹]
동원그룹 임직원이 동원GPT 실습 교육을 받고 있다. [자료:동원그룹]

동원그룹은 김남정 회장 체제서 AI 기술을 전사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지주사인 동원산업 산하에 DT본부를 신설하고 기존 AI추진팀을 AI혁신실로 확대했다. 4월에는 오픈AI의 'GPT 4.0'을 기반으로 하는 자체 AI 플랫폼 '동원GPT'를 도입했다. 더 나아가 전사자원관리(ERP), 생산관리시스템(MES), 영업, 주문 등 기존 핵심 IT서비스와 결합한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오는 4분기에는 사내 생성형 AI 경진대회를 개최해 직원들의 AI역량을 더욱 키운다는 계획이다.

동원그룹은 산업 전방위적으로 AI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 4월 자동화 항만인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DGT)'을 개장했다.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은 AI,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한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 항만이다. 지난 2022년부터는 AI 기술이 탑재된 무인항공기 드론을 어획에 도입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GS25는 매장운영·상품패키지디자인·점포 관리·안전 관리·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영역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가맹점의 효율적인 점포 관리를 위해 AI 기반 점포경영 시스템 'AI 편의점 파트너'를 본격 운영하기 시작했다. 매장별 특성에 맞춰 상품 추천, 최적의 매대 진열 전략, 수요 예측을 통한 발주량 안내 등의 세밀한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마케팅 분야에서는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생성형 AI 툴로 카페25 홍보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공개했다.

GS25에서 생성형 AI로 만든 음원을 활용해 만든 뮤직비디오 홍보 이미지.
GS25에서 생성형 AI로 만든 음원을 활용해 만든 뮤직비디오 홍보 이미지.

매장 운영에도 AI가 쓰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AI 기반 스마트 편의점 'GS25 DX LAB 가산스마트점'을 오픈했다. 스마트폰 QR코드 등을 통해 입장하고 원하는 상품을 들고나오면 자동 결제된다. △QR코드 등을 통한 고객 식별 시스템 △고객 행동 및 상품 정보를 분석하는 딥러닝 AI 카메라 △통합 자료를 분석하고 처리하는 클라우드 POS △AI 기반의 자동 결제 시스템 등 리테일테크 솔루션이 동원됐다.

스타벅스는 올해 국내 매장 수가 2000여개를 넘어설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AI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 업계 최초로 첫선을 보인 AI 기반 매장 관리시스템 '더써드아이'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써드아이는 비전 AI 기술을 적용한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고객동선·연령·성비 등에 대한 영상정보를 분석해 직원에게 제공한다.

향후 드라이브스루(DT)에 생성형 AI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DT 구역에서 주문을 매장 직원 대신 생성형 AI가 받는 방식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모델 연구 진행 중이며 세부 사항은 추후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 AI 도입으로 업무 효율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옴에 따라 적용 사례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글로벌 유통시장 내 AI 분야는 연평균 30% 성장해 2028년에는 793억달러(한화 약 10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