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디지털 기술 집대성 한 GS샵 'AI스튜디오'…업무 절반 이상 단축

사전 준비를 하고 있는 GS샵 AI 스튜디오 현장.
사전 준비를 하고 있는 GS샵 AI 스튜디오 현장.

스튜디오를 들어서자 높이 4.8m, 가로 30m의 U자 형태 대형 LED(발광 다이오드) 화면에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든 하늘 이미지가 나타났다. 이날 실제 방송 화면에는 조명이 달려 있던 천장 공간이 생성형 AI가 만든 우드톤의 천장으로 바뀌어 송출됐다.

유통분야 AI 기술 적용 현장 취재를 위해 기자가 방문한 GS샵 스튜디오와 조정실에서는 여성 슈즈(구두, 로퍼) 상품 방송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같은 시간 영상아트팀에서는 다가오는 방송 콘셉트에 맞춰서 생성형 AI 등 제작 툴을 통해 LED 화면을 채울 이미지를 만들었다.

GS샵은 지난 7월부터 생성형 AI 기술을 스튜디오에 접목한 'AI 스튜디오'를 본격 운영하기 시작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방송에 사용될 스튜디오 이미지 전체를 제작한다. LED 월에 송출되는 이미지 뿐만 아니라 전체 스튜디오가 방송되는 장면에서 이질감이 들던 조명 공간도 생성형 AI가 자연스럽게 채워준다. 해당 작업으로 방송에는 전체적으로 연결된 가상 공간이 송출된다.

GS샵 여성 슈즈(구두, 로퍼) 상품 방송.
GS샵 여성 슈즈(구두, 로퍼) 상품 방송.

이날 부조정실 PD는 쾌청한 하늘 이미지가 띄어진 LED 월과 천장 조명 공간이 함께 담긴 화면을 재구성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했다. 생성형 AI 프로그램으로 원하는 구역을 설정해 가을 느낌이 나는 천장으로 채우는 데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GS샵 관계자는 “해당 작업은 이전에는 PD·카메라 감독· 영상아트팀 등 5명의 인원이 일주일에 걸쳐 이뤄지던 작업이지만 생성형 AI로 디자인 툴 미숙련자도 5분 안에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GS샵은 AI를 도입하며 공간 제약을 극복하고 업무 효율을 극대화했다. AI 스튜디오 도입으로 가상 무대 제작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자 제작 콘텐츠를 2~3배가량 늘릴 수 있게 되면서 더욱 다채로운 공간 연출도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GS샵 영상아트팀 관계자는 “생성형 AI로 제작하면서 시즌당 기본적으로 10여개 제작하던 걸 지금은 25개까지 만드는 등 기존 작업툴인 3Ds Max 대비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향후 숙달이 된다면 능률이 더욱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송현수 GS샵 기술감독은 “AI 툴을 잘 다루는 PD일수록 더 신속하게 방송 화면을 채우고 있다”며 “향후 이미지뿐만 아니라 동영상까지 생성형 AI로 만들어 방송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GS샵 부조정실.
GS샵 부조정실.

GS샵은 AI 스튜디오 도입을 위해 사전 작업을 착실히 해왔다. AI 스튜디오는 GS샵이 단계적으로 구축해 온 디지털 기술의 집합체다. 실물로 만들 수 없는 세트를 단기간에 디지털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GS샵은 지난 2022년 'LED 월'을 스튜디오에 도입하고 지난해에는 케이블이 필요없는 네트워크(IP) 기반 방송 운영 시스템(NDI 기반 방송시스템)을 마련했다. GS샵 관계자는 “NDI 기반 방송시스템과 디지털 스튜디오 등 기반을 마련해 뒀기 때문에 생성형 AI 소프트웨어를 실무 적용이 원활했다”고 설명했다.

GS샵은 직원들의 AI 역량을 키우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GS샵 영상제작부문(홈쇼핑 방송 제작·영상·기술 직군 조직) 자체 행사로 '생성형 AI 제작 툴을 활용한 이미지 제작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AI에 대한 학습·실행 문화를 확대하기 위한 취지다.

이날 기자는 GS샵에서 활용하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바라는 신혼집 이미지를 만들었다. “넓은 집, 밝고 햇살이 비치는, 가구는 줄이고 미니멀하게” 등의 명령어를 넣자 3분만에 등장한 이미지.
이날 기자는 GS샵에서 활용하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바라는 신혼집 이미지를 만들었다. “넓은 집, 밝고 햇살이 비치는, 가구는 줄이고 미니멀하게” 등의 명령어를 넣자 3분만에 등장한 이미지.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