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올 연말 내놓을 '팰리세이드' 부분 변경 모델 제품군에 디젤을 빼고 하이브리드(HEV)를 추가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향후 출시할 주요 SUV 신차에 디젤 제품군을 제외할 방침이다.
소비자 선호도 변화와 각국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주력 파워트레인이 바뀌고 있다. 'SUV=디젤'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과거와 달리 SUV 시장조차 하이브리드, 전기(BEV) 등 전동화 모델로 전환되고 있다.
현재 국산 SUV 가운데 디젤 엔진을 선택할 수 있는 차종은 제조사별로 1~2개에 불과하다. 현대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 KG모빌리티 '렉스턴' 정도다.
SUV를 포함한 디젤 승용차 수요는 빠르게 줄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등록한 차량의 사용 연료별 비중은 가솔린(휘발유) 46.8%, 하이브리드 19.8%, 전기 13.2%, LPG(액화석유가스) 10.8%, 디젤 8.5% 순으로 디젤 모델 선호도가 가장 낮았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연료별로 판매량이 더 극명하게 갈렸다.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시장의 연료별 점유율은 하이브리드가 49.6%로 가장 높았고, 디젤이 4.2%로 가장 낮았다.
제품군에서 디젤 비중이 큰 폭스바겐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56.4% 감소한 5534대에 그쳤다. 반면, 하이브리드를 주력으로 삼는 토요타는 17.8% 증가한 6281대를 기록했다.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 규제로 디젤 모델 종식은 더 앞당겨질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은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 '유로7'을 2026년부터 시행한다. 유로7 이상의 배출가스 규제를 시행하는 국가도 늘어나는 추세다.
유럽과 북미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도 순수 내연기관 대신 하이브리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유럽 내 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중은 30%까지 상승했으나, 디젤을 포함한 내연기관차 비중은 50% 아래로 하락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