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대체거래소(ATS) 모의시장 개설을 앞두고 증권가가 분주하다. 서버 등 설비 도입부터 홈트레이딩시스템(HTS) 개편, 최선집행의무 적용 등 IT인프라의 전면 개편에 대비해야해서다. 그간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던 증권사들도 추석 명절을 앞두고 뒤늦은 준비에 나서기 시작했다.
10일 넥스트레이드 등에 따르면 각 증권사는 오는 11월 4일로 예정된 ATS 모의시장 개설을 앞두고 IT인프라 구축에 한창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부터 ATS 도입에 따른 HTS 및 웹시스템 개편에 들어갔다. LS증권도 신규 서버를 구축 등 인프라 구축을 개시했다. 넥스트레이드 설립 초기부터 ATS 시장에 참여하기로 한 대형 증권사를 비롯해 뒤늦게 참여 의사를 밝힌 증권사도 속속 내부 인프라 정비에 나서고 있다.
각 증권사에 시장 정보를 제공하는 코스콤에서도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코스콤은 지난달부터 실시했던 ATS 도입 대비 연속거래일 테스트를 이달 들어 현물·파생시장에 각각 1시간씩 연장해 실시하기 시작했다. 주가 급등락에 따른 서킷브레이커 발생시 한국거래소(KRX)의 시장중단이나 종목별 거래 정지에 대비한 테스트도 이달 중으로 지속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체거래 시장 개설과 동시에 새롭게 도입되는 스톱지정가호가 등 호가 유형에 대한 접속표준서도 각 증권사에 배포하며 11월로 예정된 모의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에 분주하다.
넥스트레이드는 모의시장 가동을 통해 최선집행의무(SOR)가 제대로 작동하는 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핀다는 계획이다. 중간가호가, 스톱지정가호가 등 신규 호가가 도입되는 것은 물론이고 복수 시장 도입에 따른 차익 효과, 시스템 안정성 등을 살펴야 해서다. 넥스트레이드에서는 모의시장 가동에 따른 영향 등을 살펴 본인가 역시 제출할 계획이다.
IT현장에서는 정식 시장 가동 준비에 더 긴장하는 분위기다. 뒤늦게 설비 도입에 나선 증권사들이 적지 않아서다. 예상보다도 많은 증권사들이 대체거래소에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효과에 의구심을 가졌던 증권사들은 비교적 출발이 늦은 상황이다. 넥스트레이드 설립 초기부터 발기인으로 참여했던 대형 증권사 가운데서도 예상만큼 인프라 구축이 진척되지 않은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레 관련 IT 인력의 채용도 끊이질 않고 있다.
한 증권업계 IT 담당자는 “증권사마다 워낙에 IT 시스템이 상이하고, 증권사간 계속된 인수합병(M&A)으로 인해 레거시 시스템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면서 “정식 개장 이전 시스템을 완비하기 위해서는 명절 연휴도 철야로 반납해야 할 판”이라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넥스트레이드 역시 IT설비 도입이 늦어지는 회원사를 위해 단계적 가동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내년 3월 5일 그랜드 오픈 이후에도 뒤늦게 인프라구축을 마친 증권사들에게 2차 오픈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새롭게 열리는 야간 거래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시장점유율 확보를 이해서는 중요한 만큼 정식 오픈까지 모든 준비를 마칠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면서 “경쟁력 있는 최선집행 기준을 마련해 복수 시장 체제 도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