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동행, 서울형 R&D]〈2〉인텔리콘연구소, AI로 학폭 문제 해법 제안

서울경제진흥원(이하SBA)의 '서울형 R&D 지원사업'이 기업 육성과 약자 동행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모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으로 정착하고 있다. 인공지능(AI), IoT 등 신기술을 활용한 스타트업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약자의 삶을 개선하는 비즈니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서울형 R&D 지원사업'을 통해 성과를 내는 약자 동행 기술을 소개한다.

인텔리콘연구소는 SBA '서울형 R&D 지원사업'을 통해 학교 폭력 관련 법률 정보 AI인 '생성형 AI 기반 학교폭력 진단 및 법률상담 시스템(학폭GPT)'을 개발했다. 학폭GPT는 학교폭력 관련 질문에 맞춤형 정보와 근거 법률을 제공하는 거대언어모델(LLM)로, 최근 사회적 이슈인 따돌림과 폭력, 교권침해 등의 문제 해법 마련을 목표하고 있다.

임영익 인텔리콘연구소 대표
임영익 인텔리콘연구소 대표

최근에는 서울교육대학교와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 학폭GPT의 고도화와 해외 진출 작업을 시작했다. 양 기관은 △교육현장 생성AI 활용 △협력체계 구축 △교육 서비스 아이디어 개발 △AI 활용 아카데미 개설 △해외 교육기관과 교류를 위한 글로벌 학술포럼 구축 등을 공동 추진한다.

학폭GPT는 인텔리콘연구소가 독자 개발한 생성형 AI 플랫폼 '도큐브레인(DocuBrain)'과 학교폭력에 관한 법률지식을 학습시켜 탄생한 법률언어모델이 결합된 솔루션이다. 도큐브레인은 문서분석 AI와 생성형 AI가 결합한 AI 플랫폼으로, 사용자의 상황에 맞춘 AI의 DIY가 가능하다. 인텔리콘연구소는 도큐브레인을 법률 분야에 특정화해 '법률GPT(LawGPT)'를 서비스해 왔고, 이번에 SBA와의 협력으로 학폭GPT를 결과물로 선보였다.

인텔리콘연구소의 초기 핵심역량은 '리걸테크'로 불려진 ICT와 법률 융합형 서비스였다. 수많은 법률 관련 DB를 기반으로 AI 법률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려 했으나 전통적인 규제 영역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 법조계와 리걸테크 업계와의 갈등도 기술 사업화가 늦어지는 배경이다.

임영익 인텔리콘연구소 대표는 직접적인 AI 법률자문 서비스 대신 로펌 및 대기업 법무팀 등의 법조 업무를 보조하는 코파일럿 형태의 B2B AI 솔루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다. 학폭GPT와 그 기반 플랫폼인 도큐브레인은 법조계와 리걸테크 갈등 사이에서 진화한 틈새시장 서비스다.

인텔리콘연구소의 학교 폭력 관련 법률 정보 AI '생성형 AI 기반 학교폭력 진단 및 법률상담 시스템(학폭GPT)' 화면.
인텔리콘연구소의 학교 폭력 관련 법률 정보 AI '생성형 AI 기반 학교폭력 진단 및 법률상담 시스템(학폭GPT)' 화면.

인텔리콘연구소의 강점은 법률 AI에 특화된 전문성이다. 아시아에서 법률 AI 연구를 최초로 시작하며 10년 이상 노하우를 축적했고, 세계 법률 AI 경진대회에서 연속 우승(2016년 일본·2017년 영국)하는 등 기술력을 입증했다. 특히 AI 답변에 대한 법률적 신뢰성에 가장 큰 공을 들인다. LawGPT와 학폭GPT 모두 민감한 법률적 갈등 사항을 다루는 AI인 만큼 환각(Hallucination) 현상 방지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인텔리콘연구소는 다중AI 방식의 검색증강생성(RAG)을 통해 이 같은 문제에 대응했다. AI가 답변을 도출한 근거와 관련 법률을 사용자가 확인할 수 있어 오류에 대처할 수 있다.

학폭GPT는 서울 세화고, 명덕고, 경기 양진중, 문정중, 울산 녹수초, 화진초 등 전국 20여개 초, 중,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3달 간 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인텔리콘연구소는 베타테스트 종료 후 전국 교육청을 통해 일선 교사들이 학폭GPT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학교폭력성향조사'(가칭) 등 학폭MBTI와 같은 확장형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학교폭력은 외국에서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는 글로벌 이슈다. 학폭GPT가 국내를 넘어 해외 교사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며 “국내에서도 AI 관련 각종 규제가 완화되고 지원이 커지면서 다양한 응용 솔루션이 나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