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투업계 '동일 차입자' 논란…“명확한 판단 기준과 투명한 정보 제공 必”

자료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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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투자연계업계 '동일 차입자' 논란에 명확한 기준과 정보공개에 대한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투자자 손실 최소화와 시장 혼란 방지를 위해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pfct(전 피플펀드)는 카드매출채권에서 대표와 감사가 동일한 법인을 차입자로 일부 상품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fct 카드매출채권은 선정산 업체의 가맹점에서 발생한 신용카드 매출 채권을 담보로 하는 투자 상품이다. 차입자인 선정산 업체가 pfct와 매출채권 양수도 및 대출 계약을 체결하고, 결제대행사(PG)사가 추후 피플펀드에 정산한 금액으로 투자자에게 투자수익을 지급한다. 초단기 고수익을 앞세워 상품 오픈과 동시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 상품이다.

pfct는 서울시 금천구 소재 온라인 선정산 업체와 서울시 영등포구 소재 온라인 선정산 업체를 차입자로 '카드매출' 상품을 여러 차례 판매했다. 차입자 소재지와 연매출, 선정산업체 신용정보조회서는 다르지만, 두 회사는 같은 대표와 감사가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두 법인 모두 A씨가 사내이사, B씨가 감사로 각각 2022년 6월과 10월 설립됐다.

이 상품을 두고 '동일 차입자' 논란이 불거졌다. 법인 대표와 감사가 같으니 동일인으로 봐야한다는 주장과 경영주체가 같더라도 각기 다른 법인이니 동일 차입자가 아니라는 주장이 부딪힌다.

pfct 관계자는 “당사 선정산 상품의 차입자는 개인이 아닌 법인이며, 각 차입자 별로 가맹점 및 가맹점을 통해 제공 받는 매출채권이 구별되어 있기 때문에 동일 차입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확정된 매출채권을 담보로 차입자가 아닌 제3의 안정적인 정산 주체로부터 정산을 받는 당사 선정산 상품 특성상 해당 차입자(법인) 대표 구별 여부 보다는 담보물 구별을 대출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입자인 선정산업체의 대표는 같지만, 각 업체별로 가맹점과 가맹점을 통해 제공받는 매출 채권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차입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통상적으로 지배구조가 같은 경우 '동일 차입자'로 봐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회사 매출 채권이 담보로 설정되더라도, 회사를 운영하는 지배구조가 같다면 이를 동일인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온투업계 관계자는 “동일인 판단기준이 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법률이나 공정거래법 등을 보면 대표자와 감사가 같을 시 동일인으로 판단한다”며 “복수 법인이 동일인인지 판단 여부는 지배구조를 기준으로 살피는 것으로, 업이나 매출이 다르다고 동일인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일인이 문제가 되는 것은 시장 혼란과 투자자 손실 확대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동일인이 법인을 계속 별도 설립하여 대출을 받는 경우 온투업 규정이 무색해질뿐더러, 동일차입자 대출 한도 및 투자한도를 위반해 투자자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지금까지 온투업에서 불명확했던 동일차입자 기준을 정립하고 투명한 정보공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pfct는 동일차입자 관련 우려에 대해 “당사는 온투법상 동일 차입자에 대한 대출 한도 70억원과 투자자의 동일 차입자에 대한 투자 한도를 100% 지켜 운영하고 있다”며 “취급하는 상품의 매출채권은 꼼꼼하게 확인해 실체없는 담보 리스크를 원천 봉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해당 사례에 대해 회사가 동일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더라도, 각 차입자 대표가 같음을 인지했다면 이를 투자자에게 고지해야한다고 의견을 냈다. 투자자에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 명확한 투자 판단기준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온투업 상품 종류와 구조에 따라 동일인에 대해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존재한다”면서도 “회사가 차입자인 법인들의 대표가 동일한 점을 인지하였다면 이를 투자자에게 고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알려 투자 판단 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