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이차전지 제조사인 스웨덴 노스볼트가 전기차 시장 침체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인력을 감축하는 동시에 소재와 배터리 시스템 사업을 매각키로 해 주목된다.
노스볼트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어려운 거시경제 환경과 단기 우선순위에 대한 재검토 결과를 반영해 운영 범위와 인력을 적절히 재조정 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우선 스웨덴 셸레프테오에 있는 기가팩토리 내 양극재 생산 시설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또 양극재 생산을 위해 인수했던 스웨덴 볼렝게 부지도 매각한다. 노스볼트는 향후 한국, 중국 등에서 양극재를 공급 받을 것으로 보인다.
노스볼트는 또 폴란드 그단스크에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시스템 공장 역시 일부 또는 전체 매각을 검토 중이다. 잠재적인 파트너 및 투자자와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볼보자동차와 합작으로 스웨덴, 독일, 캐나다에 기가팩토리를 추가로 건설하려던 계획도 연기할 계획이다.
운영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 감원도 나선다. 감원 규모는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노스볼트에는 현재 약 700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2016년 스웨덴에서 설립된 노스볼트는 2021년 유럽 최초로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한 기업이다.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아 전기차 시대 배터리 독립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생산 차질에 유럽 전기차 위축 등 외부 악재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산량 확대를 위한 자금 조달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노스볼트는 스웨덴 셸레프테오 공장 정상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16GWh 규모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현재 생산 물량은 1GWh에 못 미치는 등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최근 BMW와 맺은 20억달러(약 3조원) 규모 납품 계약이 취소되기도 했다.
피터 칼슨 노스볼트 최고경영자(CEO)는 “운영 기반을 확보하고 재정적 안정성을 개선하기 위해 몇 가지 힘든 조치를 취해야한다”면서 “어렵더라도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장기적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길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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