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우 DGIST 총장은 '융합교육의 혁신'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경계를 허물고 세상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좋은 대학의 전략을 강조했다. 다음은 발표 요지.
현대사회는 기술적 급변기에 직면했다. 대학 역시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대학이 왜 필요한지,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현실이다. 심지어 미국과 유럽에서 조차 대학의 학위 가치가 예전보다 못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대학의 역할과 책임을 새롭게 정립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평생 교육계에 몸담아오면서 지금과 같은 위기는 처음이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런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대학의 방향성과 역할 재정립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한다. 우선 대학교육의 방향성이다. 대학들이 이제는 전통적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학생중심교육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대학이 기술과 동떨어져 있고, 공급자 중심에 젖어 있다보니 학생들의 능동적 학습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다.
대학역할도 재정립해야 한다. 대학 학위만으로는 부족하다. 학위 이상의 실질적 혜택을 제공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단순히 지식을 전달해서는 안되며 실질적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융합학습이 필요한 이유다.
또 좋은대학의 요건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누군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누군가가 필요로 하는 지식을 연구하며, 누군가의 필요를 채워주는 곳이어야 한다.
우선 학생이 필요로 하는 대학이어야 한다. 단순 지식습득공간은 학생들을 만족시켜줄 수 없다. 사회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대학,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대학이어야 한다.
또 사회가 필요로 하는 대학이어야 한다. DGIST와 같이 지방에 있는 대학은 더더욱 대학-기업-사회의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내년 3월에 구미에 개원할 예정인 공학전문대학원 역시 이러한 취지에서 준비하고 있다. 이곳은 기업과의 연계를 강화해 실무형 인재를 키우는 게 목표다. 아울러 대구 수성알파시티에 조성 예정인 DGIST 글로벌 캠퍼스 역시 대학이 캠퍼스에서 벗어나 물리적 바운드리를 넓힘으로써 지역과 더욱 협력하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실질적 역할을 하기 위한 취지의 사업이다.
아울러 세계가 필요로 하는 대학이 되어야 한다. 혁신적 연구와 교육으로 글로벌 사회에 기여하고,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대학으로 거듭나야 한다. 많은 대학들이 다양한 국제 협력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경험을 심어주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DGIST는 현재 우수한 해외 연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고의 스타 연구자를 유치해 연구역량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세계의 우수한 연구자들이 올 수 있는 좋은 환경을 점차 만들어가겠다.
대학은 국가가 필요로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선구자 역할을 해야 한다. 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사회와 세계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DGIST는 역사는 짧지만 그동안 많은 성과를 거뒀다. 앞으로 지식과 기술의 융합으로 사회와 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대학이 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