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Climate Crisis)가 갈수록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폭우와 폭염, 폭설, 태풍, 해수면의 상승은 각종 재난재해의 주범이 되고 있다. 동시에 산불은 대기 중에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배출시키고 폭염은 에너지 수요를 증가시켜 탄소배출을 가속화한다. 지진, 홍수, 태풍 등의 복구과정에서도 탄소배출을 증가시킨다.
이처럼 기후 위기는 재난재해의 원인이자, 탄소배출의 주범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기후위기가 초래하는 각종 재난재해를 사전에 예측하고 알려주는 첨단 과학기술로 비전 인공지능(AI)이 각광을 받고 있다.
비전 AI(Vision AI)란 컴퓨터 비전과 AI가 결합된 기술로 AI가 이미지나 영상을 분석해서 원하는 기능을 수행해주는 역할을 한다.
기후 위기에 따른 재난재해와 관련해 비전 AI는 CCTV에 찍힌 산불, 화재, 쓰러짐, 태풍, 지진, 홍수, 산사태, 교통사고, 도난, 무단투기 등의 각종 재난재해와 사건사고를 모니터링해서 시군구 통합관제센터와 경찰, 소방서에 알려주는 기능을 척척 수행하고 있다.
현재의 기술은 AI가 이벤트 탐지·알람 수준을 넘어 시군구에 설치된 수 만개의 CCTV를 동시에 모니터링해서 관계자(또는 일반 국민)에게 알람 문자를 보내고 관제일지 생성, 데이터 분석, 모바일 관제까지 가능하게 하는 차세대통합관제플랫폼인 AI 모니터링 시스템(AMS)으로 진화했다.
초거대 영상분석모델(VLM)이 영상에 찍힌 정보를 요약, 분석해서 텍스트로 안전 관련 빅데이터를 만들고 이 데이터를 분석해서 시간대별, 요일별, 월별, 계절별로 사람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도출해낼 수 있다. 영상검색 기능도 제공한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고의 징후를 미리 파악하고 대비함으로써 '예방안전'을 구현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사람을 대신해서 AI가 원하는 역할을 대신해주는 '안전비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 AMS 기술을 이제 탄소배출을 줄이고 기후위기를 슬기롭게 대응할 수 있도록 AI 재난재해 예측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첨병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우선 AMS를 지능형교통시스템(ITS)에 접목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교통흐름을 최적화해야 한다.
도로 위 과속단속카메라와 방범카메라, 신호등이 지능형으로 바뀌면 AI가 교통사고·고장차량 등의 돌발 상황을 탐지해 주변 경찰에 알려줌으로써 교통정체를 조기에 해소할 수 있다. 특히 지능형 신호등은 차량의 차선별 통행량을 분석해 신호주기를 자동화함으로써 차량흐름을 원활하게 해준다. 또 횡단보도에 사람이 없으면 차량용 신호등만 작동시켜 에너지 절약과 탄소배출 절감에 기여하게 된다.
비전 AI를 산불감시에 활용하면 AI가 연기나 불꽃만 보면 가장 빠르게 감지해 소방서에 산불신고를 해주고 경고 사이렌을 작동시킬 수 있다. 위성·CCTV·열화상카메라·드론 등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산불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할 수도 있다. 나아가 산의 형태, 지형, 주택과 강의 위치, 바람의 방향, 산불 움직임 등 3D 지도 분석을 통해 산불 진화방법을 과학화할 수 있다. 산불을 예방하고 조기 진화하는 게 바로 탄소배출을 줄이고 기후위기를 막는 방법이다.
산사태가 우려되는 지역은 위성사진, CCTV, 드론을 활용해 비탈면 나무의 움직임, 지형변화, 기울기, 돌의 움직임 등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AI가 산사태를 예측해낼 수 있다.
재난재해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려면 인공위성과 CCTV,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해 확보할 수 있는 재난정보, 공간정보, 안전정보, 기상정보 등 각종 데이터를 집대성해서 '국가 재난안전 데이터 허브'를 만들고 이를 활용해 재난재해 조기 경보시스템(AMS)을 만들어 국민 안전을 지켜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진, 침수, 산불, 태풍, 홍수, 교통사고 등을 예측해 사전에 대비함으로써 사고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재해발생에 따른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효율적인 안전 대책이 탄소배출을 줄여 '탄소중립 국가'를 만들 수 있는 첩경이라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최은수 aSSIST 석학교수·인텔리빅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