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미국 대선 토론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어느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국내 ICT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 IT 계열사들을 포함한 ICT 업계는 지난 10일(현지시각)에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대선 후보 간에 첫 생방송 토론회 등 결과에 주목했다.
한 대기업 IT 계열사 관계자는 “미국 대선은 세계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지 않느냐”면서 “글로벌 빅테크가 미국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어느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글로벌 ICT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와 해리스가 밝힌 ICT 정책을 종합하면 크게 사이버 보안에선 이견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트럼프는 민간과 협력해서 사이버 보안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 사이버 공격에 강력히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해리스도 비슷하다. 연방 정부 차원에서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는 한편, 국가 차원에서 세부 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또 개인정보보호 강화 법안을 추진한다.
AI 부문에선 시각차를 드러낸다.
트럼프는 AI 연구와 산업 발전을 촉진하고 규제 완화로 AI 기술 혁신을 장려한다는 방침이다.
반면에 해리스는 AI를 윤리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할 계획이다. 규제 강화 쪽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다만 AI 연구와 개발에는 연방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두 후보는 반독점 정책에도 상반된 입장을 보인다.
트럼프는 인수합병 규제를 완화하고 대기업의 자유로운 경영 활동을 지원한다는 방향이다.
반면에 해리스는 반독점법 집행을 강화하고, 빅테크 기업의 분할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ICT 업계는 미국에 기반한 빅테크의 AI 산업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화되는 한편, 이들의 한국 사업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입을 모은다.
한 ICT 업계 관계자는 “보수 강경파인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우리 정부 측에 기존에 장벽이 있던 클라우드와 같은 영역에 진입 장벽을 낮출 것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면서 “또 우리 자체적으로 AI 산업을 육성하고는 있지만, 챗GPT 등을 앞세운 미국 빅테크의 AI 공세는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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