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가 단일 대학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인 120억원 규모 전사자원관리(ERP) 사업을 발주했다. 사업 내용과 규모가 큰 만큼 이례적으로 ERP 기업 간 합종연횡 가능성이 커졌다.
소프트웨어(SW) 업계에 따르면, 고려대는 올해부터 2년간 차세대 포털·학사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하고 사업자 선정에 착수했다.
사업비는 총 120억원으로 단일 대학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라는 게 SW 업계 설명이다. 고려대는 올해부터 2026학년도까지 사업비를 분할, 지급할 계획이다.
차세대 포털·학사 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은 포털·학사행정시스템 외에도 모바일서비스, 전자계약시스템, 그룹웨어·전자결재시스템을 구축하고 규정관리시스템, 경영통계시스템, 챗봇, '인공지능(AI)선배' 등을 고도화하는 것이 골자다.
이 중 핵심은 학사행정시스템 구축이다. 학생 데이터를 통합하고, 모바일 수강신청 시스템 등을 제공해야 한다.
고려대가 역대 최대 규모로 ERP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정보기술 발전으로 급변하는 대학 교육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사용자 요구에 맞는 미래지향적 정보시스템을 구축해서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서비스 만족도를 개선하는 게 목표다.
특히 실시간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통해 경영 현황을 파악하고 의사결정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대학 ERP가 주력인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은 눈치싸움에 들어갔다. 이 분야에선 메타넷디엘과 토마토시스템, 아카넷 등이 주요 경쟁 업체로 꼽힌다.
메타넷디엘은 대학 행정 ERP 솔루션 '메타ERP4U'를 보유했다. 토마토시스템은 대학 ERP 패키지를 제공한다.
이들 업체는 각각 다른 컨소시엄을 구성, 입찰을 검토 중이다.
이번 사업이 학사행정시스템을 주축으로 포털시스템과 전자계약시스템 등을 다양하게 구축, 고도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일 업체로만 프로젝트를 수행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특정 그룹웨어·전자결재시스템 업체 등과 손을 잡는 식이다.
사실상 ERP 기업이 주축이 돼서 시스템통합(SI) 방식으로 개발에 나설 공산이 커졌다.
다만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ERP 업체 간에 합종연횡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쟁사마다 주력 분야에서 일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토마토시스템은 발주처 요구를 충족시키는 '커스터마이징'에 강점이 있다.
사업 규모가 큰 만큼 사업자가 선정된다 해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사업 범위를 더욱 구체화하고, 요구 기술사항을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고려대는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본격 사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
류태웅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