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 학사과정 입시전형 지원자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KAIST에 따르면 최근 4년간 학사과정 지원자 수가 꾸준히 늘었다. 2021학년도 5687명이던 지원 인원은 2024학년도 8250명으로 4년간 약 45% 증가했다. 연평균 13.2% 수준이다.
전날 마감한 2025학년도 학사과정 국내 수시전형 지원서 접수 결과도 총 4697명으로 전년 대비 410명(9.6%) 증가했다.
의대 모집 정원 증원에 따른 이공계 기피 현상 심화, 학령인구 감소 추세 등 악조건에 나온 결과다.
석·박사 과정 지원자 수도 함께 증가세다. 2021학년도 5992명이던 총 지원자 수는 2024학년도 6783명으로 13% 증가했다.
특히, 석·박사과정 외국인 전형 지원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해 2021학년도 902명에서 2024학년도 1370명까지 약 52% 늘었다.
KAIST의 변화가 이를 이끌었다는 평이다. 이광형 총장 취임 후 신문화 전략인 'QAIST'를 추진해 왔다. 토론하는 수업문화 확산, 1랩 1독서, 문제를 출제하는 시험 등 교육 혁신을 시도했고 다분야 융합연구, 글로벌 캠퍼스 구축에도 힘을 쏟았다.
KAIST는 또 과도한 성적 부담 없이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여러 제도를 마련했다. 2021년 6월 실패연구소를 설치하고 '망한 과제 자랑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캠퍼스가 '괴짜들의 놀이터'가 되도록 '크레이지 데이'를 도입하고 질문왕, 봉사왕, 헌혈왕, 독서왕, 도전왕 등을 신설했다.
캠퍼스 글로벌화도 이목을 끌었다. 뉴욕대(NYU)와의 공동캠퍼스 구축 및 공동연구, 학생 교류가 진행되며 양교간 복수·공동학위 수여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용현 입학처장은 “진로 선택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무학과제도'를 비롯해 도전을 장려하는 성적표기 방식 등 독창·도전적인 인재를 기르는 제도 덕분에 지원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광형 총장은 “KAIST DNA를 갖춘 창의적 인재를 선발하고, 다문화 및 다자녀 가정 대상 고른기회전형을 확대하는 등 입학전형 제도를 개선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학교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국가 최고 이공계 인재들을 선발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