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켐이 글로벌 1위 완성차 업체에 재생 '엔-메틸 피돌리돈(NMP)'을 공급한다. NMP는 양극재 제조 공정 용매로 활용되는 물질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엔켐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 북미 공장에서 생산되는 하이브리드 차량용 재생 NMP 전량을 수주했다. 하이브리드차에는 배터리가 사용되는데, 이 배터리 제조에 활용되는 NMP를 엔켐이 독점 공급하는 것이다. 중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켐이 완성차 업체에 재생 NMP를 공급하면 고객사가 소재 기업에 이를 다시 사급하는 구조다.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이같은 공급 체계를 구축하는 추세다.
엔켐은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재생 NMP를 생산, 고객사에 납품할 예정이다. 하이브리드 모델 이외 순수 전기차용 재생 NMP 공급도 협의 중이다.
NMP는 양극재 슬러리를 극판 위에 코팅·건조할 때 쓰인다. 원가가 높은 데다 유해물질이어서 재활용 필요성이 높다. 폐NMP를 포집·정제한 뒤 수분과 불순물을 제거해 순도를 높이면 재사용이 가능하다.
엔켐은 조지아 공장에 재생 NMP 생산 시설을 구축했다. 이차전지 시장 중장기 성장과 완성차 업체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 등으로 증가가 예상되는 재생 NMP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회사는 유럽 폴란드와 헝가리 공장 등에도 관련 시설을 확보할 예정이다.
엔켐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재생 NMP에 투자했다. 엔켐은 상반기 기준 매출의 98%가 전해액 부문에서 발생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했는데, NMP에서 성과를 거두게 됐다.
회사는 재생 NMP와 함께 탄소나노튜브(CNT) 도전재 분산액 신사업도 추진한다. CNT는 양극과 음극 활물질 사이에서 전자 이동 촉진 역할을 하는 도전재에 사용되는 소재다. 카본블랙 등 기존 소재 대비 전기적·열적 특성이 우수해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엔켐은 조지아 공장에서 CNT 도전재를 분산액 형태로 제조할 계획이다. CNT 도전재는 소재 응집력이 강한 특성이 있어 일정하게 분포하려면 분산액으로 만드는 게 유리하다. CNT 도전재 분산액 용매로 NMP가 사용되는 만큼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하면 가격 경쟁력 확보 등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는 예상하고 있다.
2030년 매출 15% 이상을 신사업 아이템에서 거두는 게 엔켐 목표다. 신사업 강화가 이뤄지면 현재와 같은 전기차 수요 둔화 국면에서도 10% 이상의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