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춘추전국시대…'고용량' 고령자 백신 등장

가을철 인플루엔자(독감) 시즌이 다가오면서 독감 백신 기업간 경쟁이 치열하다. 사노피가 65세 이상 고용량 고령자 백신을 국내 최초로 내놓는 등 연령대 백신 경쟁도 시작됐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0월 중 무료 독감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비용을 자체 부담하면서 이달 중 선제적으로 무료 예방접종을 시작한다. 경기 시흥시와 인천시는 오는 20일부터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무료 예방접종을 시행한다.

질병청이 '2024~2025년 독감 NIP 사업'에서 계약한 백신은 약 1290억원 규모 총 1170만회분(도즈)이다. 지난해 1121만 도즈였던 계약 물량보다 소폭 늘었다. 올해는 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사노피, 일양약품, 보령바이오파마, 한국백신 순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공공백신 입찰과 비슷하다.

인플루엔자 백신 조달계약 현황
인플루엔자 백신 조달계약 현황

올해 국가출하승인 독감백신 물량은 약 3000만 도즈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1170만 도즈는 공공에서 소화됐다.

지난해는 SK바이오사이언스 공급 물량이 전체 물량의 21.6%(242만 도즈)로 가장 많았다. 올해는 녹십자가 265만 도즈로 최대 공급 물량을 맡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해 독감 백신 생산을 재개하면서 나란히 200만도즈 이상 물량을 차지했다.

외산업체 중 공공시장 입찰에 매년 성공하고 있는 사노피는 올해 표준보다 항원을 더 많이 포함한 고령자 대상 백신으로 승부를 본다는 계획이다. 사노피는 표준용량 독감 백신 대비 4배 많은 항원을 포함한 고용량 독감 백신 '에플루엘다테트라'를 내놨다. 에플루엘다테트라는 대한감염학회가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권고하는 고면역원성 독감백신 중 유일하게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에서 표준용량 백신 대비 우수한 예방 효능을 입증했다. 표준용량 백신과 비교해 독감 예방 효과가 24.2% 더 높았다. 독감과 관련된 폐렴 질환 발생율을 39.8%, 심각한 심폐 질환 발생율을 17.7% 감소시켰다.

사노피 관계자는 “고령자들은 독감 뿐만 아니라 면역 시스템이 노화돼서 일반 백신 접종을 받아도 효과가 떨어진다”면서 “그럼에도 독감 치명성이 크기 때문에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이달 말 (고령자용 백신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