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물 찻길 사고(로드킬)가 7만9279건 발생해 전년보다 23.8%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 로드킬 사고도 증가 추세라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로드킬 사고는 7만9279건으로 전년보다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루에 217건씩 일어난 셈이다. 로드킬 사고는 △2020년 1만5107건 △2021년 3만7261건 △2022년 6만3989건 발생해 증가하는 추세다.
이 중에는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 등 법정보호종의 로드킬 건수도 다수 포함돼 있다. 지난해 발생한 법정보호종 로드킬 사고는 870건으로 전년(279건) 대비 늘었다. 천연기념물은 22건이었고, 멸종위기 2급인 삵이 480건으로 가장 많았다. 멸종위기 1급인 수달도 211건에 달했다.
국립공원공단에 보호를 받는 야생동물도 매년 약 200마리 씩 로드킬로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이 국립공원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 21개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로드킬 사고로 죽은 동물은 568마리다.
국립공원별 로드킬 건수를 보면 지리산 국립공원이 133건으로 전체의 23%를 차지했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은 105건, 소백산 국립공원과 설악산 국립공원은 각각 55건, 50건을 기록했다.
국립공원은 개발사업 등으로 단절된 생태계를 연결하고 야생동물의 이동을 돕기 위해 생태통로를 두고 있다. 그러나 전국 21개 국립공원 중 생태통로가 설치된 공원은 8곳에 불과하며 추가 설치 계획도 지리산 국립공원 1건뿐이다.
이 의원은 “동물 로드킬이 매년 증가 추세라는 것은 소관 부처의 관리가 미흡하다는 방증”이라며 “사고다발구간과 국립공원에 생태통로를 확충하고 인공지능(AI) 예방시스템 등 저감시설을 더 많이 설치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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