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막차' 은행 이익 반사효과 톡톡...금융지주 3분기 실적 청신호

1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은행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가운데)와 주요은행장들이 모여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1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은행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가운데)와 주요은행장들이 모여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금융지주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

금융지주가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2분기부터 이어져 온 대출 광풍이 3분기까지 이어지며 시중은행 대부분이 지난해 동기보다 크게 개선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에프앤가이드 증권사 컨센서스(추정치)에 따르면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은 올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게는 1000억원 이상 늘어난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수익이 성장을 이끌었다.

KB금융은 이자수익 7조7370억원, 영업이익 2조53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각각 4.3%, 5.1% 늘었다. 증권가는 신한지주 3분기 영업이익은 1조8691억원으로 지난해 1조7041억원보다 1000억원 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금융은 이자수익 추정치는 6조1600억원, 영업이익은 1조38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조9835억원, 1조1862억원보다 각각 2.9%, 16.5% 늘 것으로 예상했다. 4대 지주 중 우리금융 영업이익만 1조165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1조2181억원보다 소폭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지주 호실적 배경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증가가 지목된다.

금융감독원이 국회(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KB국민·우리·하나·신한) 주담대 잔액은 449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32조9000억원 늘었다. 2조8000억원 늘었던 2023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증가세가 매우 가파르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졌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금융권 전체 주담대 증가 규모는 8조2000억원으로 2004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9월 스트레스DSR 2단계 시행 전 막차타기 수요가 기름을 끼얹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NH농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25조3642억원으로, 7월 말(715조7383억원)보다 9조6259억원 늘었다. 2016년 1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증가 폭이다.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568조6616억원)도 7월 말(559조7501억원)보다 8조9115억원 늘었다. 역시 월간 최대치다.

이에 따라 추석 연휴 이후 금융지주 주가도 다시 상승세를 탈지 주목된다. 올 초부터 밸류업 대표 수혜주로 꼽혀온 금융지주는 최근 전체적인 코스피 하락 분위기와 내부통제 실패 이슈, 금융당국 가계대출 개입으로 주가가 정체 혹은 하락 추세였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가계대출 기준을 '자율로 관리'하라며 일부 고삐를 푼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지주는 호실적이 반가운 한편, 부담스러운 눈치다. 이자수익이 늘수록 '이자장사'라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운데다, 연말로 갈수록 이익 환원 등 정부 압박이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연말부터 시작되는 은행지주회사와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완충자본 도입도 변수다. 금융회사감독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올해 연말부터 금융지주와 은행이 쌓아야할 자본 규모(보통주 자본비율)가 현행대비 최대 2.5%포인트 높아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지난 달부터 주담대를 중심으로 대출을 극한으로 조이고 있기 때문에 연간 실적은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4분기까지 집계해야 진짜 성적표가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다.

주요 금융지주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 (자료:에프엔가이드)
주요 금융지주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 (자료:에프엔가이드)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