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국 가전업체 스카이워스가 보유하고 있던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지분 10%를 인수한다. 광저우 공장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CSOT와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지분 구조를 미리 간소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스카이워스는 보유 중인 광저우 LCD 공장 지분 10%를 LG디스플레이 광저우 유한공사에 매각한다는 내용을 홍콩증권거래소에 최근 공시했다. 매각 금액은 현금 13억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약 2438억원이다. 광저우 LCD 공장 지분은 LG디스플레이 70%, 광저우 지방정부 20%, 스카이워스 10%로 구성돼 있었는데, 스카이워스가 이를 정리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패널업체인 CSOT와의 광저우 공장 매각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러 이번에 스카이워스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협상 대상자인 CSOT가 LG디스플레이, 스카이워스를 각각 개별 접촉해 인수할 필요 없이 한 번에 민간 기업 보유 지분 전량(80%)을 매입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CSOT와의 매각 협상이 임박하지 않았다면 현금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비용을 들여 지분 인수를 할 필요가 없다.
스카이워스 공시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기준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의 순자산가치는 94억8400만위안(약 1조7787억원)이다. 이번에 스카이워스 보유 지분 10%는 이보다 약 37% 높은 가치에 LG디스플레이에 매각됐다. 산술적으로 CSOT가 같은 가치에 LG디스플레이 지분 80%를 인수하면 금액은 1조9505억원에 이른다. 즉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LCD 공장 매각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한다는 얘기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와 CSOT 간 협상은 남은 계약들에 대한 이행과 향후 생산시설 운용 방향 등 세부 조율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광저우 공장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최후의 대형 LCD 생산기지다.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 공장을 최종 매각하게 되면 자금을 확보해 재무구조 개선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또 오는 4분기 아이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을 통해 흑자전환까지 성사시킬 경우 재무안정성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애플을 겨냥한 중소형 OLED 사업 강화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를 위한 6세대나 8.6세대 OLED 투자가 예상된다. 글로벌 TV 시장이 주춤해 새롭게 개화하고 있는 정보기술(IT)용 OLED로 기회를 노리고 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