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챗GPT의 등장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각광을 받으면서 전 세계 가장 뜨거운 이슈로 부상했다.
오픈AI와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은 AI 모델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고, AI 반도체인 그래픽 처리 장치(GPU) 시장을 독점하는 엔비디아는 지난 6월 글로벌 시가총액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텍스트 중심의 초기 모델에서 음성, 영상, 그림 등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AI는 인간과 보다 가까워지고 있다.
AI의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위험에 대한 경고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본격적인 AI 시대가 시작됐고, 우리 삶과 세상이 완전히 달라지는 전례 없는 거대한 변혁기가 다가온다는 점이다. 이에 전 세계는 AI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미국은 'AI반도체-클라우드-AI 플랫폼(모델)-애플리케이션'으로 구성된 생성형 AI 산업 가치사슬에서 빅테크 기업이 중심이 돼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중국은 강력한 정부 지원을 통해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과 산업의 AI 확산에 집중하고 있다. 유럽은 취약한 정보통신기술(ICT) 경쟁력과 창업생태계의 한계로 AI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진 양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네이버, LG, KT 등이 초거대언어모델(LLM)을 출시했고 △사피온 △리벨리온 △퓨리오사 등 스타트업이 AI 반도체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영국 데이터분석 미디어 토터스인텔리전스가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AI 경쟁력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6위를 기록했다. 1위인 미국과 비교하면 인력, 연구개발(R&D), 스타트업, 투자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글로벌 AI 경쟁에서 미국, 중국과 직접 경쟁하기보다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 된다. AI 산업의 필수 하드웨어인 AI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TSMC와 함께 파운드리 선단 공정을 이끌고 있어, 향후 AI 반도체 제조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AI 모델의 경우,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초거대언어모델과 함께 경량화된 모델에 보다 집중하고, 향후 큰 시장을 형성할 AI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 영역도 도전할 만한 영역이다.
이러한 급변하는 AI 산업·기술의 흐름 속에서, AI 산업 육성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경기도가 주목받고 있다.
경기도에는 AI 관련 사업체와 인력이 풍부하고, 반도체 팹리스 기업이 많다. 또 AI 서비스 수요자인 기업이 많고, 제조 상장기업과 중소기업이 전국 최대다. 1·2판교테크노밸리에는 AI 기업이 집적하고 있고 3판교까지 구축될 경우 판교는 경기도를 대표하는 AI 클러스터로 성장할 잠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AI 선도 국가로 도약하려면, 경기도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AI 산업·기술 생태계와 함께 테스트베드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우수한 창업생태계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다수의 창업기업이 성장하고 다양한 AI 수요에 기반한 서비스·제품이 개발되고 실증될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가 AI 주도권을 향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경기도가 주도하는 AI 산업 생태계를 통해 우리나라가 AI 강국으로 성장하는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대해 본다.
김현창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혁신성장연구단 혁신성장연구팀장 kimdk@gbs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