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점포 효율화에 매진하고 있다. 인구 구조 변화,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업황이 악화된 만큼 외형 대신 수익성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 수원 영통점은 이달 말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 지난달부터 점포 정리 세일 행사에 돌입했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1월 인천터미널점 폐점 이후 1년 8개월여 만이다.
영통점 폐점은 예정된 수순이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자가 점포인 영통점 부지 개발과 관련한 수원시 건축 심의를 통과한 바 있다. 영통점 부지에 지상 49층·지하 5층 규모의 대형 시니어 레지던스를 신축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롯데마트는 과거 그랜드백화점이 자리했던 영통점 부지를 지난 2012년 인수한 바 있다.
롯데마트는 부지 개발, 매각 등 다양한 카드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오피스텔로 계획을 변경해 개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2001아울렛 구로점도 지난달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했다. 지난 2005년 12월 개점 이후 19년 만이다. 한 때 10개가 넘었던 2001아울렛 점포는 4개까지 줄어들었다.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점포 수를 살펴보면 지난 2019년 423개에 달했지만 올해 상반기 393개까지 줄었다. 홈플러스의 경우 향후 5년 내 계약 종료 시기를 맞는 점포를 포함해 최대 27개 점포 감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현대백화점은 내년 6월 신도림 디큐브시티점 폐점을 앞두고 있다. 건물주인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해당 건물을 리모델링해 '캠퍼스형 오피스'로 새단장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롯데백화점 마산점도 지난 6월 문을 닫았으며 현대백화점 부산점은 도심형 쇼핑몰 '커넥트현대'로 재배치됐다.
이같은 오프라인 유통의 몸집 줄이기 전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가구가 소형화되고 e커머스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경쟁력을 점차 잃고 있어서다. 저매출 점포를 정리해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전략적인 재투자를 통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점포 경쟁력을 제고하는 리뉴얼 전략도 점차 확산하고 있다. 올해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은 각각 '하우스 오브 신세계' '타임빌라스' '커넥트현대'라는 새로운 리테일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도 각각 '스타필드 마켓' '메가푸드마켓' '제타플렉스'와 같은 특화 매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오프라인 유통이 생존하기 위해 비효율을 줄이고 새로운 업태로 차별화하는 전략을 택한 모습”이라며 “소형 쇼핑몰, 식음료(F&B) 특화 매장, 지역 맞춤형 매장 등 다양한 모델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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