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 기능 90%가 망가지는 말기콩팥병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인 당뇨병콩팥병 유발 기전이 규명됐다. 콩팥을 지키는 새로운 치료 전략이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 이은영 교수 연구팀이 당뇨병콩팥병에서 조절 단백질 중 하나인 RIPK3가 세포 미토콘드리아 손상을 일으켜 콩팥 손상과 알부민뇨를 유발하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당뇨병콩팥병은 당뇨병으로 미세혈관이 손상되면서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대표적 합병증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높고 의료비용 부담도 크다. 투석 치료나 콩팥이식 수술이 필요한 말기콩팥병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으로 꼽히지만, 원인이 명확지 않아 표준치료는 제한적이다.
세포사망 한 형태인 네크롭토시스 및 그 과정에서 중요한 효소인 RIPK3는 질환 발생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이에 관한 연구는 전무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이런 가능성을 토대로 한 이번 연구에서 당뇨병콩팥병 환자의 혈액 내 RIPK3 농도가 현저히 증가해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RIPK3 농도가 증가한 것은 콩팥 기능이 떨어질 때 나타나는 증상인 알부민뇨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고, 장기 추적 관찰 결과 혈청의 RIPK3 농도가 콩팥 기능 감소 및 콩팥병 발생 중요 예후 인자로 작용할 수 있음을 밝혔다.
연구팀은 RIPK3가 콩팥 사구체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을 유발해 당뇨병콩팥병을 악화시키는 것을 확인했으며, 반대로 RIPK3 유전자 결핍 생쥐에서는 당뇨병콩팥병에서 관찰됐던 알부민뇨 및 콩팥조직의 손상이 호전됐다.
이에 따라 RIPK3를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했을 때 콩팥사구체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를 막을 수 있음을 검증했다.
이은영 교수는 “당뇨병콩팥병 생쥐를 통해 얻은 기초연구 결과를 임상 현장에서도 확인한 양방향 연구”라며 “당뇨병콩팥병 새로운 매개인자로서 RIPK3가 관여하는 기전을 규명해 새로운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메타볼리즘 (Metabolism)'에 7월 29일 온라인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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