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장터, 지역 서비스 접는다…중고거래 플랫폼 엇갈린 행보

번개장터, 지역 서비스 접는다…중고거래 플랫폼 엇갈린 행보

중고거래 플랫폼의 지역 버티컬 서비스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번개장터는 부동산·구인구직·이사·숙박 상품 등에 힘을 빼는 반면 당근과 중고나라는 버티컬 서비스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번개장터는 10월부터 일부 버티컬 서비스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 이는 운영 효율화를 위한 조처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그간 플랫폼 내 지역 기반 거래 및 구인구직 서비스 거래는 전체 중 10% 미만을 차지하고 있었다. 비활성화된 서비스에 투입하는 운영 리소스를 절감하고 패션·하이엔드·취미형 아이템에 힘을 싣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당근이 지역 특화 기능 및 서비스에 힘을 싣는 것과는 대조된다. 당근은 알바를 비롯해 부동산, 중고차 직거래 등 각각의 영역에서 동네 기반 연결 서비스를 지속 강화할 예정이다.

당근 알바는 '걸어서 10분' 기능을 추가하며 하이퍼로컬 구인·구직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중고차 서비스에도 하이퍼로컬 요소를 추가 중이다. 전문진단사 출장 방문 연결을 지원해 근거리 이용자의 수요를 잡고 있다. 부동산은 가까운 지역으로의 이사 수요를 겨냥해 '동네의 다양한 매물 발견'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중고나라는 기존 버티컬 서비스를 유지하며 추가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여행·숙박 티켓 등은 앱·웹·카페에서, 부동산 매물은 카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용자가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신규 버티컬 카테고리 확장을 고려 중이다.

3사의 상이한 전략으로 각 사의 경쟁력과 주 이용자층 또한 바뀔 것으로 점쳐진다. 당근은 지역 기반의 이용자를 록인하는 반면 번개장터는 글로벌 확장을 통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엔드 상품 판매에 주력하며 수익성도 제고할 수 있다. 중고나라는 1세대 중고거래 플랫폼에 걸맞게 서비스·상품군 다양화에 초점을 맞춰 충성 고객을 록인하는 것은 물론, 신규 가입자 유입도 꾀할 수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경기 불황 장기화로 관심 있는 상품에 지출이 집중되는 '디깅소비' 현상이 심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며 “3사가 각각 강점을 가진 틈새 분야에 집중하며 장기적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