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중소 가전 기업이 생활가전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특정 제품 분야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폭넓은 제품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도약하려는 전략이다.
환기 전문 기업 힘펠은 빌트인 제습기를 출시하며 일반 소비자 대상 생활가전 영역에 진입했다. 힘펠은 이달 초 기업간거래(B2B)로만 판매하던 빌트인 제습기를 기업과소비자간 거래(B2C) 분야로 확장했다. 빌트인 제습기 출시로 주방과 화장실 뿐만 아니라 거실과 옷장 등 다른 생활 공간에서 쓸 수 있는 제품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힘펠 관계자는 “공간별로 다양한 시스템환기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빌트인 제습기 출시를 계기로 라인업을 다양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경동나비엔은 보일러 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고 냉난방공조(HVAC)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SK매직 주방가전 일부 제품군을 인수한데 이어 냉방, 환기, 공기청정, 제습 모두 가능한 콘덴싱 에어컨을 준비하고 있다. 일반 생활가전으로 진출은 처음이다.
주방가전은 내년부터 평택공장으로 제품 생산라인 이전을 완료한 뒤 '나비엔 매직'으로 브랜드를 전환할 계획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제품군이 다양해져 브랜드 인지도 제고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일러와 달리 주방후드, 에어컨 등은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할 수 있어 브랜드 노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귀뚜라미도 올해 처음으로 냉방가전 라인업에 선풍기를 추가했다. 귀뚜라미는 2020년 당시 국내 대기업이 출시하지 않았던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하며 가정용 에어컨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귀뚜라미 지주사인 귀뚜라미홀딩스 사업 구조는 난방 30%, 냉방 40%, 기타(에너지 등) 30%로 냉방 사업 비중이 난방보다 크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B2B 시장에서는 상업용 냉방 부문 매출이 보일러 매출을 넘어섰다”며 “B2C에서는 냉방 비중이 적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착즙기 전문 업체 휴롬은 음식물처리기·간이정수기 등으로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무전력 정수기'인 간이정수기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수돗물만 넣으면 자체 필터로 정수해주는 제품이다. 가전 시장에서 부상하는 영역에 진출, 시장을 선점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휴롬 관계자는 “현재는 착즙기가 매출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다양한 제품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시도 중”이라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