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는 1964년 개관 이후 성대한 오늘의 회갑(回甲)이 있기까지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주는《잔치, re-Museum》(2024.9.26.~2025.3.31.)을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박물관(관장 김대식)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박물관의 60년이라는 시간을 회갑 잔치로 풀어낸 이번 특별전은 박물관에서 60년의 역사를 쌓아온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 창의와 혁신을 위해 겪었던 다양한 시도와 노력들, 박물관이 소중하게 보관한 유물과 가치를 ‘다시, 박물관’이라는 주제로 엮었다.
이번 전시에는 30년 동안 중점적으로 수집한 연적류를 비롯한 문방사우 유물 90여 점과 최초로 공개하는 청자연리문합 등 명품도자 250여 점이 전시된다. 또한 3절로 유명한 표암 강세황이 76세 때 한석봉이 55세 때 쓴 글씨를 보고 자신의 서체로 다시 쓴 <간렵서(諫獵書)>와 한석봉의 <등왕각서(滕王閣序)> 등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2024년 개관 60주년을 맞이하기까지 성대박물관은 대학박물관임에도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고,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주요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번 특별전은 1964년 옛 도서관 5층에서 시작하여 1979년 호암관으로, 2000년 600주년기념관으로 이전하여 현재에 이르는 동안 박물관과 함께한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획되었다. 특히 60년 동안 박물관에서 근무한 분들은 관장 23명, 학예사·연구원 20명, 교육조교 41명이고, 발굴조사에 참여한 64명이다. 이분들 가운데 10여 분들은 본교를 비롯한 여러 대학의 전·현직 교수, 혹은 국립문화재 연구원과 국공립박물관 등 여러 기관에서 원장·관장을 비롯한 주요 직책을 맡았거나 맡고 있다.
박물관에서 양성한 큐레이터 외에도 기증자들, 박물관과 함께 한 사람들의 헌신과 열정으로, 우리 박물관은 42차례 전시를 진행하고 『근묵』과 『김천리개국원종공신녹권』을 비롯한 13,000여 점의 다양한 유물을 수집·보존·연구·재발견할 수 있었다. 이는 지난 60년 동안 세월의 풍파를 견뎌낼 수 있던 특별한 힘이었다. 이번 전시는 박물관이 이뤄낸 성과와 유물들을 한자리에 펼쳐 보이는 박물관과 관련한 모두를 위한 성대한 잔치이다.
1970년 제1회 특별기획전을 개최한 이래, 1983년 최초로 상설전 도록을 발간하였고 2000년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으로 이전한 이후 유리원판과 탁본을 전시에 적극 활용하였다. 개관 60년 을 맞이한 오늘날까지 43회 전시를 개최하였으며, 40권의 도록을 발간하였다. re-Museum은 성균관대학교박물관의 향후 개관 100주년과 개최 60회를 위한 발자취를 돌아보고, 다시 시작하는 계기를 보여주고자 하는 의미가 담겼다.
제1부 ‘경수연하(慶壽宴賀, re-Museum)’에서는 박물관 60년 역사를 지탱해온 사람들의 열정을 기념하고, 지금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이들에 대한 노고와 감사를 ‘잔치’로 풀어낸 예술작품과 유물들을 선보인다. 흔들리지 않는 박물관의 중심을 보여주기 위해 3미터가 넘는 지주중류(砥柱中流)와 백세청풍(百世淸風)의 탁본을 선보이며, 회갑잔치를 상징하는 실제 잔치의 모습을 재연하였다. 전시를 위해 오원吾園 장승업張承業(1843~1897)의 십장생도(十長生)를 선보이며, 60년 동안 선보인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지금까지의 성공한 전시들의 기록과 도록을 함께 펼쳐보인다.
제2부 영사관도(潁思觀道, re-Birth)에서는 현존하는 유물이 부재한 상황에서 어떻게 유물을 고증하고 창조했는지 보여준다. 또한 유물을 골동으로 놔두지 않고 현재적 관점에 따라 의미를 부여하여 새롭게 생명을 되찾게 하는 과정을 알리고자 한다. 일제강점기 고고학자 후지타 료오사쿠藤田亮策가 경주, 부여, 평양을 비롯한 한반도 전역과 중국 동북지방의 고구려 유적을 직접 답사하여 찍은 사진들을 공개하고, 유리원판전과 동북공정을 이끈 성과들을 밝힌다. 대중의 이목을 끈 고문서 전시과 고려불화 속 버드나무 재연, 문헌을 실물로 구현한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1745~1806)의 <공원춘효도貢院春曉圖>의 재연, 정조가 시험에 합격한 이들에게 사용했다는 <팔환은배>,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1762~1836)이 정조와 옥필통으로 술을 마셨다는 문헌 내용을 보여주기 위해 주병과 옥필통 등을 함께 전시하였다.
제3부 유물백세遺物百世, Relic에서는 성균관대학교박물관은 60년 동안 수집한 유물가운데, 사대부 문화를 확인할 수 있는 필통, 필세, 연적 등 다양한 문방사우와 그들의 취향과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제기, 묘지명 등에 주목하였다. 강세황의 문방구 그림을 비롯해, 동물의 형태를 본 떠 만든 제기 희준과 상준, 매우 희귀한 분청자 묘지명, 박물관이 30여 년간 모은 다양한 도자를 순차적으로 전시한다. 도자가 보여주는 변주를 통해 매병, 고족배, 완, 연적 등을 선보이며, 도자를 제형별로 분류하고 분류해 한국 도자사를 전망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박물관은 이 전시를 위해 한국미의 레이어라는 관점에서 한국미술의 대표작가인 박종규·신영훈·신제현 신작커미션을 선보인다. 성균관대학교 박물관은 2010년 이후 동시대 작가에게 작품을 의뢰하는 ‘예술 커미션’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커넥터로서의 의미를 되새기는 활동에 초점을 맞춰왔다. 작년 주홍콩한국문화원 초대로 이루어진 ‘한국미의 레이어 : 도자와 추상’은 아트바젤홍콩 기간에 열려, 한국미술의 다양한 시각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계기가 됐고, 대학박물관 최초로 해외 공동주최 전시로 호평을 받았다.
김대식 관장은 전시에 앞서 “성균관대학교박물관은 대학박물관으로서 기능과 역할을 묵묵하고 굳건하게 수행해 왔다. 이는 황하에서 가장 물살이 강하다고 이름난 삼문협에 우뚝 선 지주[砥柱中流]와도 같다. 이러한 성과는 박물관의 세 가지 구성 요소인 ‘사람(人)-전시(展示)·유물(遺物)’ 중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번 특별전은 개관 60주년을 기념하고 밝은 미래를 희망하는 동시에, 박물관의 기본 요소를 되새김질한다는 의미에서 ‘잔치, re-Museum’으로 명명하였다”고 밝혔다.
전자신문인터넷 이금준 기자 (auru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