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이탈리아가 글로벌 과학 인재를 함께 양성키로 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이탈리아 토리노대와 교육·연구 협력 프로그램 추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은 노도영 IBS 원장, 스테파노 게우나 토리노대 총장, 최태호 주밀라노 총영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23일 이탈리아 토리노대에서 열렸다.
토리노대는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3명을 배출하는 등 우수한 연구역량을 갖춘 명문 대학이다. IBS는 지난해 11월 한-이탈리아 양국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과학기술 협력 기회를 발굴해왔으며, 토리노대 및 이탈리아 국립핵물리연구소(INFN)와 새로운 협력 프로그램 추진에 나섰다.
이번 협약에는 글로벌 학·연 협동과정(박사과정) 추진 등 글로벌 인재 양성 내용이 담겼다. 물리학, 신경과학, 화학, 수학 등 4개 분야에서 공동 PhD 프로그램을 추진키로 했다.
양 기관은 글로벌 학생모집으로 각 분야 2명씩 총 16명 박사과정 학생을 선발한다. 이들은 토리노대에서 박사과정 교육을 받고, IBS에서 연구 경험을 쌓을 예정이다. 연간 약 2만5000유로(약 3700만원) 장학금을 토리노대에서 지원받는다. 3년 과정을 마치면 토리노대 박사학위와 IBS 연수 확인서를 받는다.
두 기관은 4개 분야별로 공동 워킹그룹을 구성해 프로그램과 예산계획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학생 선발에 나설 예정이다.
양 기관은 국제 연구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IBS 연구진은 토리노대 방문 교수로, 토리노대 교수진은 IBS 방문연구원으로 활동한다. 토리노대는 방문 교수 지원 예산도 마련키로 했다.
노도영 원장은 “지난해 양국 정상회담 후 이탈리아 대학·연구기관과 협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양 기관 수요가 일치했다”며 “미래 인재 양성은 물론, 두 기관 연구자 교류를 활발히 하고 공동연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우나 총장은 “양 기관 강점을 토대로 새로운 글로벌 학연 협력 모델을 만들 것”이라며 “양국 과학자가 함께 키워낸 미래 연구자들은 향후 과학 협력을 대표하는 '명예 대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IBS는 이번 방문에서 이탈리아 기초과학 분야 최고 기관인 국립핵물리연구소(INFN)와 전략적 협력 분야 발굴과 공동연구 강화에 나선다. 양 기관은 2014년 첫 MOU 체결 이후 입자, 이론 물리 분야 연구 교류를 지속해 왔다. 지난해 11월 MOU를 연장 체결했다.
IBS 측은 24일 INFN 산하 지하실험시설인 그란사소국립연구소(LNGS)를 방문하고, 25일 기관 간 지속적·전략적 연구 협력을 위한 리더십 미팅을 이어간다. IBS 글로벌 연구센터 설립 등 협력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11월 개최 예정인 IBS 지하실험시설 '예미랩'과 LNGS 중심의 첫 공동 워크숍 추진 계획도 논의할 계획이다.
노 원장은 “INFN과의 지속가능한 협력체계 확립은 국가 기초과학 성과 파급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