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사무용 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 국산 제품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다양한 국산 오피스 솔루션이 등장하면서 선택권이 넓어진 영향이 크다. 반면에 마이크로스프트(MS) 제품 비중은 감소세다.
조달청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공공이 조달청을 통해 조달한 사무용 SW 규모는 1950억원이다. 이중 MS 제품 구매 규모는 약 1062억원으로 전체의 54%를 차지했다. 나머지 약 900억원은 모두 국산 오피스 SW를 사용하는 것이다.
국산 대표 오피스 SW 기업인 한글과컴퓨터가 약 540억원(비중 27%)으로 뒤를 이었다. 폴라리스오피스, 이스트소프트, 유니닥스 등 국산 SW 기업들의 오피스 SW가 경쟁력을 갖게 되면서 공공에서 사용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2022년 공공에서 구매한 전체 사무용 SW 규모는 2375억원으로 이중 MS 제품 구매는 약 1431억원, 비중은 약 60%다. 2023년에는 전체 2609억원에서 MS 솔루션 구매가 1462억원으로 56%로 떨어졌다.
올해도 연말까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MS 제품 비중은 더 떨어질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MS가 오피스 SW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으나 한국은 한글과컴퓨터를 비롯해 국내 오피스 SW로 외산 기업의 독점을 막고 있다. 국산 오피스 SW 경쟁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기술 주권 차원에서도 의미를 가지며, 다양한 선택권도 제공한다.
오피스 SW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MS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MS를 일부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오피스 SW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며 “이처럼 공공에서 좋게 봐주면서 구매해준 덕분에 기술 개발 투자를 이어갈 수 있으며, 향후엔 공공에만 의존하지 않고 해외 진출도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오피스 SW 기업들은 공공에서 MS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는 긍정적으로 바라보지만, 공공 예산 축소, MS 오피스에 AI 기능 탑재는 경계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공공 예산이 줄면 가장 먼저 IT 예산을 감축하는데, 공공 전체 규모액 자체가 올해 크게 줄었다”며 “MS 오피스에 AI 기능 탑재에 대응하기 위해 한컴도 기술 업데이트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공공에서 구매한 사무용 SW 규모는 작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공공에서 사용 비중은 오르더라도 전체 매출액 측면에서는 오히려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